Ⅱ. 인천
저가 항공사를 오랜만에 이용했다. 비즈니스석을 타고 여행을 다닌 것도 아니었는데 그동안의 비행은 나름 호화로웠던 모양이다. 온라인 체크인을 미리 하려고 항공사 홈페이지에 접속했을 때부터 문제가 생겼다. 온라인 체크인을 진행하면서 좌석이 임의대로 지정되어 버린 것이다. 좌석은 따로 온라인 체크인을 진행한 짝꿍과는 멀찍이 떨어진 자리였고 좌석을 옮기려니 프리미엄이 붙는 자리가 아님에도 추가 요금을 지불하라는 메시지가 떴다. 온라인 체크인을 하면서 수하물 무게를 미리 지정을 해야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에 출국날 항공사 부스에 가서 자리를 붙여달라고 요청하기로 했다.
하지만 우리의 바람대로 모든 일이 풀리는 것은 아니듯이 위탁수하물을 부치면서 “두 사람의 좌석을 붙여줄 수 없고 함께 앉아서 가려면 추가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답변만 들을 수 있었다. 그리 비싼 가격은 아니었지만 추가 요금을 지불하면 저들의 장사 속에 놀아나는 기분이 들 것 같았다. 짝꿍과 상의한 뒤, 그냥 떨어진 채로 가기로 결정했다. 우리는 그렇게 인천에서 쿠알라룸푸르까지, 쿠알라룸푸르에서 양곤까지 앞 뒤 자리에 앉아서 동행 아닌 동행을 하게 되었다.
정말 황당한 일은 미얀마에서의 모든 일정이 끝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날에 생겼다. 우리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온라인 체크인을 따로 하지 않고 공항으로 향했다. 함께 항공사 부스에서 탑승수속을 하면 당연히 좌석을 붙여 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속 후 우리가 받아 든 티켓에는 누가 봐도 떨어져서 앉아야 하는 좌석번호가 적혀 있었고 같이 탑승 수속을 했는데 왜 자리가 떨어져 있냐는 항의에 항공사 직원은 옆에 앉아서 가려면 추가 요금을 내라는 답변만을 앵무새처럼 반복했다. 미얀마에서 좋았던 기억들을 마지막 순간에 엉망으로 만들고 싶지 않아서 실랑이를 하지 않기로 했지만 너무 어이가 없었다. 게다가 비행기가 이륙했을 때는 내 좌측 좌석과 짝꿍의 우측 좌석은 비어있었다. 의도적으로 따로 떨어뜨려놓았고 어떻게든 추가 요금을 받아낼 심상이었던 항공사와 직원에게 화가 났다.
나는 해외여행을 하면서 기내식을 못 먹어본 적이 없었다. 적어도 빵과 음료를 제공받았었는데, 물 한 모금도 제공하지 않는 서비스에 적잖이 당황했다. 게다가 좌석 간격은 왜 이렇게 좁은 건지, 길지 않은 다리를 가지고 있는 게 처음으로 다행스럽게 느껴져서 씁쓸한 웃음이 번졌다. 어른들 말 중 기가 막히게 상황에 맞아떨어지는 것들이 있는데 딱 한 문장이 떠올랐다.
“싼 게 비지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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