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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vi May 26. 2024

피해자의 치유는 가해자의 정당한 처벌로부터 시작된다.

어떻게든 벌을 주세요. 보복을 뜻하는 건 아닙니다.

조금 뜬금없지만, 다시 이 이야기를 하게 되어 이 글부터 적는다.


스타트업 입사 후 많은 일이 있었고 끝내 퇴사를 하게 되었다.

퇴사 사유는 다양했지만 크게는 커리어, 회사 분위기, 고소로 추릴 수 있겠다.


커리어와 회사 분위기는

회사를 다니는 많은 분들이 겪고 있고 예측 가능한 이야기들이겠으나,

고소만큼은 예상하기 어려울 것 같아 먼저 짧게 적어보려고 한다.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실 누군가에게 힘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모욕적이고 위협적인 언사와, 부당전직등을 이유로 결국 퇴사를 한 동료(이후 A로 칭함.)가 있었다.

부당전직에 대해 면담도 요청해 보고, 주변에 하소연도 해보고, 담당자에게 항의도 해보고

많은 노력을 기한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그 모든 일의 결과는 퇴사가 되었다.


물론 부당전직은 그냥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일은 아니었다.

권고사직(후에 기재)이 번복되며 영업팀 산하 마케팅팀(?)으로 부서 이동이 있었고,

그때부터 대표의 내연녀로 추정되는 인물(이후 B라 칭함.)과 지속적인 트러블이 있었다.

아, 대표의 내연녀로 추정되는 인물은 그전부터 회사의 모든 직원들과 트러블이 있었다.

대표와 본인만 사이가 좋은 정도였다.

이미 본인의 자아는 대표에게 있어서였을까,

회사의 모든 임원과 직원을 무시하고 깔보듯 대했기때문에

누구와도 사이가 좋을 수 없었다.


그런 B 아래로 들어간다는 것은, A를 B의 좋은 먹잇감으로 제공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그러나, 퇴직금을 받기 위한 1년까지 딱 두 달이 남았기에

이 직원, A는 마케팅팀으로의 전직을 동의했다.


그 이후로 B의 본격적인 괴롭힘이 시작되었다.


출근한 당일 외근을 지시하는가 하면, 다음날 출장을 지시한 후

너무 급작스럽기도 하고, 담당업무와 관련이 없어보이는데 정식으로 업무 요청을 해달라는 B의 말에

자신의 말을 거역한다고 접근하거나, 이래서 아이 있는 유부녀들은 다루기 어렵다는 등,

이런 식으로 일을 안 할 거면 그만두는 게 낫지 않냐 등 퇴사를 언급하기도 하며

A를 모욕하고 압박했다.


둘 사이가 급속도로 나빠지자, 대표는 둘 사이를 풀어주겠다며 회식을 잡았다고 한다.

'남자들은 그냥 아가씨 끼어주면 지들끼리 잘 지내는데 여자들은 어려워~'라는 말과 함께.


그리고 회식 자리에서도 B는 대표 옆에 붙어,

이 직원(A)은 우리 회사 직원이라는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애사심이 부족하다, 일 하자고 하면 협조를 안 한다며 직원을 대놓고 까기 시작했다고.

A가 저의 어떤 점을 그렇다고 이야기하시는 거냐고 되물으니,

자료 좀 달라하면 이전에 메일 보냈다고 답하고, 그냥 다시 자료 보내주면 되는데 그런 식으로 꼭 꼽을 주고 자료 안 보내는 게 협조 안 하는 거 아니면 뭐냐고, 출장 좀 나가라 하면 나가지 안나간다는 건 회사 망하라고 고사 지내는 것 아니냐고 했단다.

엄연히 다른 팀인데, 업무 협조를 요청하는 방식이 합당하지 않아서 그랬다고, 정식으로 요청하면 협조해드리겠다고 하자

대놓고 너가 뭔데요?라고 답했다고도 한다. 

이를 비롯해, B는 마치 지령이라도 받은 듯 A를 몹시 못살게 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A가 갑자기 영업팀, 그 내연녀팀의 사원으로 인사발령이 났다.

기존에 있던 직위도 사라진채.


아 여기서, 잠시 웃긴 이야기를 하나 하자면..

영업팀은 총 3개의 팀이 있는데, 각 팀당 팀장만 있고 사원이 없었다.

팀장만 세명인 영업팀.. 이게 스타트업이다^^.


무튼, A가 직위도 잃은 채(?) 영업팀 내 유일한 사원으로 갑작스럽게 인사 발령이 난 것도,

특히 그 팀장 아래로 발령이 난 것은 누가 봐도 보복 인사였다.


인사발령이 나자마자 A는 대표에게 면담을 신청했다.

나의 커리어는 영업팀과 전혀 관련이 없고, 이후 이직에도 영업팀 경력은 도움이 되지 않기에 마케팅팀으로 있고 싶다고 말씀드렸단다.

그러자 대표는, 처음에도 네가 그렇게 말해서 우리 회사에 있지도 않은 마케팅팀을 만들어준거라며,

영업팀에서 네가 마케팅일을 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했단다.

업무의 성과와 성격이 달라 영업팀 이름으로는 일하고 싶지 않다고, 다시 한번 재고해 달라고 정중하게 말씀드리자

대표는 그럼 영업마케팅팀이라고 이름 바꿔줄게, 라고 했고

그날, 그 순간 바로 영업팀을 폐쇄하고 영업마케팅팀을 신설했다.


그리고 그날 오후, 갑자기 회사에서 자리 변경 지시가 났다.

그 A를 B의 옆자리로 옮기게 하는, A만 움직이는 자리 변경.


A는 또다시 대표에게 면담을 요청했으나 대표는 거절했다.

그래서 A는 대표에게 이 전직은 부당전직이라고 생각되고, 전직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자리 변경도 이행할 수 없으며 강압적인 자리 변경으로 생각한다,

다시 한번 판단을 재고해 달라고 메일을 보냈다.


그리고 오후, B가 그 A에게 다가와 언제나처럼,

'내일 000으로 00시까지 부스행사 나가세요.'라고 지시했다.

A는 거절했다. 그리고 조퇴했다.


아무래도, 스트레스가 상당해서 사무실에 더 있을 수 없었겠지.

그런데 문제는 지금부터였다.

A가 사무실을 떠나자

대표와 B, 그리고 그들에게 동조하는 영업팀장들이 사무실에서 큰 소리로

A를 험담하기 시작했다.


'말을 안 들어? 그냥 중국인 시켜서 담가버려.'

'요즘 조선족 쓰는 거 얼마 안 하지 않아?'

'00년이야, 저년.'

'하~ 다루기 힘들어서 제가 더 힘들어요. 그냥 패버릴까?'

'저런년은 앞으로의 사회생활을 위해서라도 한번 크게 혼나야해.' 

'얘 그냥 짤라버려요, 퇴직금 받으려고 버티는 것 같은데 그 퇴직금 주는거 내가 다 아깝다. 지금 11개월차죠? 그냥 짜르죠?'등등.






경솔하게도 많은 직원들이 있는 사무실에서 험담을 했기에,

이러한 내용은 바로 여러 명을 통해 그 직원 귀에 들어가게 되었고,

A는 이러한 일이 사실이냐며 내게 연락이 왔다.


당시에 자리가 꽤 멀었던 나는 그 모든 내용을 듣지는 못했으나,

험담을 하는 분위기는 있었다고 대답해 줬다.


그리고 한참 뒤 A에게 다시 연락이 왔다.

울음 섞인 목소리로 동료들로부터 전달 받은 내용들을 전해주었는데,

그 내용은 정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뒤이어‘하루 종일 울었고, 내가 왜 이런 모욕적인 일과 언사를 겪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고소하고 싶은데 고소해도 되는 일인지 묻고 싶다. 내가 나약해서인지, 내가 못나서인지, 정말 내 잘못인지 궁금하다.'라는 요지의 말에 그저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글쎄요, 제 생각에 여기서 명확한 건 A인 당신이 피해자라는 것이죠. 고소하고 싶으면 하셔야죠.

지금은 참고 넘어가는데, 앞으로 이 일이 두고두고 떠오르고 트라우마가 되어서 앞으로의 사회생활에 악영향을 미칠 거라 생각된다면, 어떤 방법으로라도 본인의 생각을 피력해서 정리하고 지나가야 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때 마다 언제든 나를 다시 이 상황으로 돌아오게 하는 족쇄가 될 수 있을만한 일인 것 같아요. 그 방법 중 하나가 고소라면, 응원하겠습니다. 저는요, 그렇게 생각해요.


피해자의 치유는 가해자의 정당한 처벌에서 시작된다고.


그 처벌이 형법이나 민법의 법적인 처벌만을 의미하는것은 아니고, 보복을 하라는 의미도 아니고요, 내가 해소될 만한, 내가 납득할 만한 처벌이면 됩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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