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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후의 여행 Oct 02. 2022

배낭을 멘 노인

 박현경•김윤기 감독 작품, 한진현


'배낭'이라는 단어만 보고 고른 책이다.

난, 늘 배낭을 욕망하기에......


아이쿠야……

뭣이 이리 무겁노~

배낭이 무거운 것인지, 책이 무거운 것이지.

아니면 삶이 무거운 건지.

아니, 가벼운 게 문제인가?

가벼운 것은 몸인가, 영혼인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아니면 삶인가!


무거움과 가벼움의 중심에서 두 발을 땅에 딛고 우뚝 서야 하는가.


남의 배낭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

궁금함이 끔찍한 소문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난 아니야!'라고 강하게 부정할 수 없는 부끄러움.

정작, 내 배낭에 무엇을 넣어야 하는 지도 알지 못하면서.



길 떠나는 이의 배낭에는 정말 필요한 최소한의 것을 넣어야 하는데,

어쩌면, 삶이라는 길을 걷고 있는 나에게, 

대체 너의 배낭에는 무엇이 들었냐고 묻고 있는 것은 아닐까.

쓸데없이 무거운 배낭에 더 빼야 할 것은 없는지, 

진짜 필요한 무언가를 빼놓고 길을 나선 것은 아닌지 살펴볼 일이다.


책의 앞표지에 초등 6학년 교과서에 수록된  도서라는 딱지가 붙어 있다. 

13살 아이들이 느끼는 이 책의 무게는 얼마일까?


어쩌면 그럴듯한 의미를 찾기 위해, 

바람을 따라 부유하는 노인처럼 가벼울 수 있는 이야기를 괜히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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