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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뜻한 스피커 Jan 05. 2022

좋아 보이는 나와 이별했다

우리 오늘부터 1일

대단한 챌린지를 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유명강사 김미경이 만든 MKYU라는 온라인 대학에서 새해 첫날부터 14일간 새벽 5시에 일어나는 일명 '514 미라클 모닝 챌린지'가 그것이다. 전국과 해외에 하루에 실시간으로 만 명 이상이 새벽에 함께 하고 있으며 나도 참여했다. 미라클 모닝 같은 거 한 번도 해본 적 없었다. 원래 무모한 도전은 안 한다. 그것을 못했을 때 만나게 될 초라한 내가 꼴 보기 싫어서

시도도 잘하지 않는 편이다. 아 생각해보니 거짓말이다. 시도한 적은 있는 것 같다. 결심하고 한 주간 새벽기도를 가보기도 하고, 새벽 5시는 아니지만 6시에는 규칙적으로 일어난 적도 얼마간은 있었던 것 같은데 어쩌면 예정된(?)

많은 장벽들을 만났기 때문에 항상 좌절되었었다. 게으름이라는 고정된 허들과 구체적인 목표가 없었다는 것이 가장 허점이 아니었을까.


물론 미라클이 얼리 모닝에만 이루어지랴. 몰입하는 규칙적인 시간이 있는 사람은 그때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고 지금까지 없었던 아름다운 성취감이라는 성공의 형질과 연결되는 시간을 만들 것이다. 요즘 인생 대단한 오디션을 준비하느라 배운 적 없는 제3외국어 열심히 노래를 하고 있는 둘째 아들이 말했다. "확실히 암기력은 아침이 최고더라고요" 그 아이의 미라클은 아침 10시다.


나도 여러 시간대를 거치며 실험을 해보았지만 결론은 새벽이었다. 하루를 시작하기 전 아무것도 나를 침범하지 못하는 나만의 시간을 갖고 나의 중심을 세우고 내가 주체가 되는 그 시간이 새벽이라는 것에 대해 이의 없. 잘 안돼서 그렇지. 이번에 전국과 해외에 사는 이들까지 1만 명이 함께 하는 514 미라클 모닝은 5시라는 도전적인 시간과 14일이라는 습관 형성의 근거 있는 숫자가 나를 한없이 자극했다. 나는 목표를 '규칙적인 새벽 글쓰기'로 정하고 마음이 부대껴 잘 들여다보지 않았던 브런치 작가의 서을 열고 그물을 내려 하나씩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514 챌린지 두 번째 날 진짜 기적이 일어났다. 김미경 학장님이(그녀는 이제 MKYU대학을 설립한 학장으로 불린다) 소셜 계정에 올린 나의 첫날의 후기를 뽑아 들고  "너무 좋은 글이에요!!" 라며 물개 박수까지 쳐주면서 일만 명의 청중 앞에서 칭찬세례를 퍼붓더니 선물까지 준다고! 미라클!

애꿎은 자신의 잠까지 설치게 만든다며 나의 이번 도전이 불만이었던 남편이 깰까 봐 소리를 지를 수도 없고 입을 틀어막고 방방 뛰며 혼자 자축했다. 새벽 글쓰기를 작정했는데 "너무 좋은 글이에요"라는 한국의 스타강사이며 젊은 시절 나의 멘토였던 김미경 학장의 말은 새해 벽두부터 최고의 지지와 응원의 팡파르로 울려 퍼졌다.


2022. 맘에 드는 나를 만나셨나요? 미라클 모닝 같은 거 해본 적 없어요. 하지만 지난 3개월 동안 화목 새벽 원서 읽기 모임을 하면서 자신감이 좀 올라왔죠. 아 다음 단계는 미라클 모닝! 해보자. 그동안 가장 찝찝하게 못하고 있던 글쓰기에 새해 아침부터 발동을 걸어보자.
오늘 1일이었어요! 기분요? 좋습니다! 4시간밖에 못 잤지만 나를 일으키고 시작하는 새해 첫날 감동과 뿌듯함으로 기쁨의 파도가 치네요. 나를 증명하는 시간. 함께하는 힘을 얻는 시간. 저 누구 따라 하는 거 진짜 싫어하는 성격인데 이분은 정말 안 따라 할 수가 없어요ㅎㅎ선한 영향력 김미경 학장님 감사합니다. 내일도 벌써 기다려지는 것은 오늘이 좋았기 때문에, 이런 내가 참 좋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 자신을
좋아하시나요? 저는 40이 넘어서야 나를 좋아하게 되었는데 올해는 더 좋아질 것 같습니다.


5분 만에 간단히 메모처럼 쓴 글이 뭐가 좋았을까? 갑자기 나의 작은 계정에 사람들이 몰려왔고 글에 공감한다며 하루 만에 팔로워가 200여 명이 늘었다. 특히 이런 댓글이 가장 가슴을 울렸다.


"저도 저를 좋아한 지가 언제인지, 언제부터인지 생각해보게 되어서 가슴이 울컥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21년의 나도 좋았다. 그 이전의 해보다 더 좋은 나를 만났기 때문이다. 당신은 언제부터 자신을 좋아하기 시작했는가? 나는 마흔이 넘어서야, 비로소 두 번째 사춘기를 겪었고 바닥을 치며 꺽꺽거리는 가련한 나를 안아주게 되었고 '나'에 대해 드디어 진심이 되었다. 그리고 끝내 

나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 전에는 어땠냐고? 마음에 드는 구석이 없었다. 어렸을 때부터 불화한 부모님 밑에서 자라서일까 늘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보는 나, 친구나 친한 지인들이 결국은 나를 싫어하고 떠날 거라는 상상을 하는 나,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목을 매고 열심히 하지만 이내 공허함에 휩싸이는 나.

나는 나를 좋아하지도 않았지만 별로 그 외 다른 것을 딱히 좋아하는 것도 없었다. 흔히 말해 기호식품이라고 말하는 그 기호가 없었다고 해야 할까? 언제나 '뭐 좋아해?'라는 질문을 받으면  TV에서나 내가 평소 멋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좋아 보이는 것들이' 좋다고 말했다. 사실은 그저 좋아 보이는 것들이 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아니었다. 40대 이전의 반은 '좋아 보이는 나'를 만드느라 진을 고 반은 그런 나를 싫어하느라 시간을 보냈다. 그래서인가 40세 이후에는 인생이 다 챌린지였다.

안 해본 것들을 해보고 잘해보고 싶어서 열심히 하고 내가 좋아하는 내 모습을 이윽고 몸으로 하나씩 생산해내면서 나를 돌보고 나를 구원했다. 더 좋은 나를 만나서 후천적으로 자존감의 기둥을 세운 모간이 챌린지로 채워졌다.

덕분에 나는 좋아 보이는 나와 이별을 고하고 드디어 '내가 좋아하는 가' 되었다.

당신은 언제부터 자신을 좋아하게 되었나?


창조주는 우리에게 모두 똑같은 시간을 주셨지만

기회 또는 특별한 시간을 의미하는 그리스어인 카이로스의 시간도 허락했다. 카이로스는 내가 창조하기에 달린 것. 내가 만들면 되는 기회의 시간이다. 2022 내가 만드는 내가 좋아하는 최고의 시간을 만들어보자. 왜 이리 의욕적이람 나이도 많으면서.


인생 첫 미라클 모닝 챌린지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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