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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질 현 Jul 04. 2024

운동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수강생의 자세를 교정하지 않는 강사와 함께하는 수업

아차차... 이 수업은 아닌데...

시간대가 맞아서 별생각 없이 신청을 해버렸다. 

그리고 도착해서 후회했다. 

몇 년 만에 다시 참여한 수업. 

변함없구나...


수업 시간 내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간절했다. 

취소가 원활하게 되었으면...


다행히(?) 수업을 듣는 사람이 3명 더 있다. 


강사는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동작을 진행한다. 

처음 보는 아주 독특한 포즈도 간간이 섞여있다. 

수강생들은 코어를 전혀 잡지 않은 채 온몸을 흔들거리며 동작을 따라 한다.


여기서 힘을 줘야 할 부분은 아래쪽인데...

각도는 이만큼 굽혀야 하는데... 

PT 수십 회, 필라테스 십몇 년 경험으로 이제 정확한 동작을 하면 근육이 '으앙' 자극받는 느낌을 알고 있다.

그런데 강사의 동작은 약수터 국민체조 같다. 

준비운동만 계속하는 느낌

땀이 전혀 나지 않는다. 목도 마르지 않았다.  


아주 기본적인 동작들 뿐인데

문제는 

엉터리 동작을 하고 있는 수강생을

전혀 봐주지 않고

강사 혼자 즐겁게 계속 진행한다. 


저렇게 엉터리 자세로 운동하면 몸이 더 아플 텐데...


안타깝지만 말을 할 수는 없다. 

큰 거울을 스스로 보며 찾아나가길 바랄 수밖에


누군가는 1시간 몸을 움직였다고, 운동했다고 스스로 뿌듯해하실 테지만,

시간과 돈을 들여서 수업을 받았다고 무언가를 항상 배우는 것은 아니다.  

그만한 역량이 없는 사람과 함께 했다면 아무것도 얻은 것 없이 시간을 흘려보냈을 뿐이다.


나에게는 조금 더 신중하게 선택을 해야 한다는 반성의 시간. 

예전 필라테스 선생님이 너무 그립다. 

운동이 끝나면 어깨가 펴지고, 바른 자세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던 시간, 

그리고 후달거리는 근육들이 자신의 존재감을 마구 호소하던 시간....

그게 운동인데...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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