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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현주 Nov 06. 2024

가라앉는 무게를 온전히

태도의 디테일

'쉬운 안 풀리는 거'는 그냥 늘 삶과 함께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큰 침체기를 말한다면, 그럴 때는 그냥 이렇게 내려가서 가라앉는 그 무게를 온전히 느껴요. 하루 24시간이 이렇게 빼곡하게 흘러가네 하면서 하늘빛을 바라보고, 몸으로 쭉 내려가는 무게감을 느끼다 보면 만나게 되는 어떤 새소리, 음악, 글귀 하나... 뭔가가 저를 침투하고 들어와요. 그런 시간이 저를 통과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다시 부력을 받고 일어났던 것 같아요.

예수정 배우 엘르 인터뷰


수영을 할 때 물에 뜨는 법을 가장 먼저 배운다. 몸에 힘을 빼면 몸이 자연스럽게 물 위로 뜨는데, 가라앉을 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온몸에 힘을 꽉 준다. 몸에 힘이 들어가면 무조건 가라앉는다.


수영을 통해 몸에 힘을 빼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다. 살면서 끝이 안보이는 터널을 지나가고 있을 때, 혹은 감정적으로 힘든 상황에 처해 있을 때,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쓴다. 그것만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최선이라고 생각하지만, 가라앉는 무게를 받아들이고 힘을 빼는 연습을 하는 것도 최선이다. 어디에나 바닥은 있고, 끊임없이 가라앉기만 하는 일은 없으니까. 다시 위로 떠오를 수 있도록 힘을 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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