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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현주 Jul 13. 2024

망설여도 괜찮아

태도의 디테일

저는 자기 생각이 분명하되 망설이는 사람들을 좋아해요. 세상을 측정하는 잣대가 하나뿐인 사람보다는, 조금 더 고민하고, 조금 더 망설이고, 어쩌면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나눠 가지고 있을 세상의 조각들에 대해 항상 생각하려고 하는 분들이죠.

권성민 PD '롱블랙' 인터뷰


망설이지 않는 사람, 단호한 사람, 확고한 사람. 나는 이런 사람들이 멋있고 쿨하다 생각했다. 그것이 무엇이든 불확실한 것 투성인 이 세상에서 확신을 가지고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거니까.


굳이 부류를 나누자면, 나는 반대의 사람이다. 내 의견을 말할 때 망설이다 말하지 않는 것도 많고, "그럴 수 있지"라며 다른 이의 의견 앞에서 내 의견을 굽히는 경우도 많다. 의견이 부딪히는 두 사람의 입장이 너무 다 이해돼 누구의 편도 들지 못할 때도 많다. '세상에는 흑과백으로 나눌 수 없는 수많은 그레이 영역이 존재하니까' 하다가도, 망설이지 않는 사람들 앞에서는 “나는 주관이 없는 건가?” 움츠려 들곤 했다.


생각이 분명해도 망설일 수 있다는 말이 그래서 너무 다정하게 들려왔다. 그래도 괜찮은 거였다. 덜 멋져 보이고 덜 강해 보여도. 나는 앞으로도 내 생각을 내뱉기 전 한번 더 망설이는 삶을 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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