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0차 임산부의 심정
잔여백신 좀 진작 주워볼걸
시도를 안 했던 건 아니다.
네이버와 카카오톡 모두 5개씩 꽉 채워
잔여백신 알림 신청을 해두고
생각날 때마다 30분 정도 광클을 하곤 했다.
그러나 연휴 기차 예매와는 달리
잔여백신은 나에게 다가오지 않았고,
그저 때가 되면 맞으라는 듯
내가 백신을 맞을 정규 일정이 다가오고 있었다.
문제는 그게 9월 8일이었다는 거고
임신을 안게 9월 초였다는 거다.
안정기인 12주까지는 어차피 정부에서도
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있지 않고,
그 이후는 맞으라고는 하는데
주변 여론이나 병원에서도 모두 회의적이다.
홀몸으로 맞아도 생리 기간이 길어지거나 하혈을 하는데
아이를 품고 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냐는
합리적인 의심.
어차피 지금까지 자랑스러울 정도로(?)
거리두기를 지켜왔으니,
내년 5월까지 더 지켜보자 싶으면서도
백신 0차 인간으로서
축하해주러 오고 싶어 하는 외부인의 초대도
몸 가벼울 때 밖에 못하는 외식이나 외출도 안된다 생각하니
벌써부터 막막하고 슬프다.
그래도 지금까지 잘 버텼는지 밍고는 무럭무럭
주수에 맞게 크고 있다.
10주 2일 차,
아빠랑 같이 보니까 두 손 두발 모으고
움직여주질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