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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키비스트J Nov 12. 2024

제2편. 지역 이야기의 맥락을 보존하는 방법

[로컬 아카이브 시리즈] 정리된 아카이브에는 맥락이 있습니다.

 아카이브는 단순한 기술적 작업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아카이브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지만 본질은 여전히 ‘맥락’에 있습니다. 기술과 맥락이 조화를 이루지 않으면, 기록은 서버에 저장된 단순한 데이터에 불과합니다. 기술은 데이터를 관리하고 접근성을 높이는 도구일 뿐 그 데이터의 맥락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것은 인간의 몫입니다.


 이 과정에서 아키비스트는 기술 전문가이면서 동시에 맥락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지역 아카이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지역 기록을 모으고 정리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지역 고유의 맥락을 읽어내어 보존해야 합니다.


 지역의 맥락을 보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그 지역이 담고 있는 다양한 사회적 구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 지역의 행정 기록은 정책 변화, 인구 구성과 경관의 변화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지역 주민의 기억을 수집하는 것 역시 필요합니다. 바로 주민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기억을 집단 기억으로 기록화하는 작업입니다. 같은 장소, 같은 시기여도 각자 생각하는 기억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기억을 모아 내는 것은 색깔이 다른 모자이크화를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이런 과정이 축적되면 지역이 가지고 있는 정체성이 서서히 가시화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지역의 맥락을 보존할 수 있을까요? 다음은 제가 추천하는 지역 기록화 작업들입니다. 

1. 우리 지역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사건, 인물, 단체의 이력서를 만들고, 이들이 속한 사회적 배경과 각자의 관계, 상호작용을 기록합니다.
2.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주제들을 정하고 그 주제에 해당하는 기록을 모아 정리합니다.
3. 기록을 시간 순서대로 배열하여 흐름과 변화를 추적합니다.
4.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기록해두는 것입니다. 기록을 통해 지역의 기억이 보존되고, 이 기억이 결국 지역의 맥락을 형성합니다.


 아카이브는 단순한 데이터의 집합체가 아니라 맥락의 보고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아카이브에서 지역사회의 정체성을 보존하고, 다음 세대에 그 의미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아카이브에서 맥락의 중요성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임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 이 글은 필자가 2024년 9월 강서구 소식지 <방방>에 게재한 원고를 일부 편집, 수정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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