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 기억 권력의 이동 - 마이크로 메모리얼
우리는 매일 무언가를 기록합니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메모 앱에 생각을 적고, 음성으로 일정을 저장합니다. 그런데 한 번쯤 이런 질문을 던져본 적 있으신가요?
"내가 사용하는 도구가 나의 생각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는 건 아닐까?"
기술은 단순한 도구가 아닙니다. 기술은 우리가 세상을 인식하고, 생각하고, 표현하는 방식 그 자체를 형성합니다. 이번 화에서는 기술, 인지, 그리고 기록이라는 세 영역이 어떻게 서로를 변화시켜왔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캐나다의 미디어 이론가 마셜 맥루한(Marshall McLuhan)은 "매체가 메시지다(The Medium is the Message)"라는 유명한 명제를 남겼습니다. 이 말은 기술이 전달하는 내용보다, 기술의 형태 자체가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입니다.
맥루한에 따르면, 매체는 단순한 정보 전달 도구가 아니라 인간 의식과 사회 자체를 형성하는 환경입니다. 각 시대의 지배적 미디어는 그 시대 사람들의 인지 방식을 결정합니다. 구술문화에서는 기억과 스토리텔링이 중심이었고, 인쇄문화에서는 개인주의와 선형적 논리가 강조되었으며, 디지털문화에서는 상호작용성과 즉각성이 핵심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관점은 다소 논쟁적이지만, 기술과 인지 사이의 상관관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틀을 제공합니다.
맥루한의 통찰을 더욱 구체화한 학자가 월터 옹(Walter Ong)입니다. 옹은 "쓰기는 인간의 사고를 재구조화하는 기술"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쓰기의 도입이 인간의 뇌와 사고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는 것입니다.
옹은 쓰기가 만들어낸 인지적 변화를 14가지로 분류했습니다. 그중 몇 가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알려진 것과 아는 자의 분리 (객관성 증진)
단어를 소리로부터 분리 (시각적 사고 강화)
과거를 현재로부터 분리 (역사적 사고 가능)
추상화 가능성의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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