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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CLI - Claude Code와 에이전틱 코딩

6장. PKM 방법론

by 아키비스트J

구조에서 실행으로


폴더 구조를 잡고, 메모 습관을 만들고 나면 남는 것은 실행입니다. 파일을 3초 안에 찾고, 맥락을 잃지 않으며, 어제 한 일을 정확히 기억하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이 시스템을 가능하게 만든 것은 CLI(Command Line Interface) 기반 AI 에이전트였습니다. 터미널에서 자연어로 명령하면 AI가 파일을 읽고 수정하고 생성합니다. 브라우저를 열 필요도, 복사-붙여넣기를 할 필요도 없습니다.




터미널로 돌아온 AI


GUI(Graphical User Interface)가 지배하는 시대에 왜 다시 커맨드라인일까요. 세련된 IDE(Integrated Development Environment) 시대에 터미널 기반 도구가 부활하는 것은 직관에 어긋나 보입니다.


그러나 에이전틱 코딩의 거의 모든 돌파구는 커맨드라인 도구로 먼저 세상에 나왔습니다. Claude Code, Aider, Gemini CLI, OpenCode. 가장 진보한 AI 도구들이 가장 오래된 인터페이스로 돌아온 것입니다. 터미널은 건강한 제약을 부과합니다. 에이전트가 숨을 수 있는 시각적 장식이 없기 때문에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반드시 설명해야 합니다. 이 투명성이 신뢰를 만듭니다.


터미널이 AI 에이전트의 기반이 된 데는 구조적 이유가 있습니다. 세션이 유지되는 동안 컨텍스트가 보존되고, 창을 여러 개 열어 에이전트를 동시에 돌릴 수 있으며, 명령어 하나를 스크립트로 만들면 반복 작업이 자동화됩니다. 무엇보다 AI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화면에 그대로 드러납니다.


터미널 에이전트와 IDE 확장은 서로 다른 강점을 가집니다. 터미널 에이전트는 복잡한 다중 파일 작업이나 자율적 리팩토링, 장시간 실행 작업에 적합합니다. IDE 확장은 코드를 작성하면서 실시간으로 제안을 받는 상호작용에 어울립니다. 둘 중 하나를 고르는 문제가 아닙니다. 터미널은 자율적 작업의 기반이고, IDE는 협업의 표면입니다.




에이전틱 코딩이란 무엇인가


에이전틱 코딩(Agentic Coding)은 AI를 자동완성에서 자율적 작업 실행자로 전환합니다. 기존 코딩 어시스턴트가 한 줄 한 줄 입력할 때까지 기다리며 다음에 올 것을 제안했다면, 에이전틱 시스템은 고수준 목표를 받아 단계로 나누고 독립적으로 실행하며 환경의 피드백에 따라 접근 방식을 스스로 조정합니다. '다음 줄에 뭐 쓸까요'라고 묻는 대신 '이 기능을 구현해주세요'라는 요청을 받아 스스로 완수하는 것입니다.


핵심 차이는 자율성과 범위에 있습니다. 기존 AI 도구가 에디터에서 보이는 코드를 분석하고 다음 조각을 제안한다면, 에이전틱 코딩 도구는 전체 코드베이스를 읽습니다. 디렉토리 전체의 파일 관계를 이해하고, 변경 사항이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명령을 실행하고, 테스트가 통과하고 요구사항이 충족될 때까지 반복합니다. 관련 파일 파악, 코드 수정, 테스트 검증, 문제 발견 시 재시도. 이 순환이 요구사항을 충족할 때까지 계속됩니다.


2025년 현재 가장 실용적인 도구들은 완전 자율이 아닌 '감독된 자율성(Supervised Autonomy)'에 집중합니다. 목표와 가드레일을 제공하면 에이전트가 독립적으로 실행하고, 결정 지점에서 사람이 승인하거나 거부합니다. 자율성의 스펙트럼에서 자동완성과 코드 제안은 낮은 단계에 속하고, 감독된 자율 실행이 현재 실용적 지점이며, 완전 자율은 아직 실험 단계입니다.




Claude Code: 터미널에 사는 AI


Claude Code는 에이전틱 코딩을 위한 커맨드라인 도구입니다. 의도적으로 저수준이고 비독점적입니다. 특정 워크플로우를 강제하지 않고 거의 날것 그대로의 모델 접근을 제공합니다. 프로젝트 디렉토리 안에서 직접 작동하고, 파일 시스템과 git, 패키지 매니저에 접근 가능하며, VS Code든 Vim이든 Emacs든 에디터와 무관하게 작동합니다.


Claude Code는 전체 개발 환경에 포괄적으로 접근합니다. 파일 시스템, git 저장소, 패키지 매니저, 환경 변수, 설치된 도구들을 모두 인식합니다. 프로젝트 설정 파일을 읽고 의존성을 이해하고 명령을 실행하고 테스트를 돌리고 버전 관리 시스템과 상호작용합니다. 브라우저 기반 AI가 복사-붙여넣기에 의존하고, 에디터 기반 AI 어시스턴트가 열린 탭이나 단일 파일에 제한된다면, Claude Code는 프로젝트 아키텍처 전체를 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Claude Code를 거꾸로 이해합니다. Anthropic이 'code'를 강조했지만, 사실 이것은 코딩 에이전트의 탈을 쓴 범용 AI 에이전트입니다. 터미널 접근 권한이 주어지면서 Claude는 비코딩 작업에도 효과적이 됩니다. bash 명령 실행, 파일 편집과 생성, 파일 검색 도구로 CSV 파일을 읽고 웹을 검색하고 시각화를 만들고 지표를 해석합니다. 코딩을 모르는 사람도 터미널에서 자연어로 지시하면 됩니다. '그 파일 어디 있어' 물으면 3초 만에 찾아주고, '어제 뭐 했더라' 물으면 기록을 정리해서 보여줍니다.




나의 자동화 시스템


Claude Code는 '.claude/commands' 폴더에 마크다운 파일로 프롬프트 템플릿을 저장하면 슬래시 명령어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저는 10개 이상의 커스텀 명령어를 만들어 쓰고 있습니다.


아침 루틴: /daily-start


매일 아침 '/daily-start' 명령 하나로 오늘의 데일리 노트가 생성됩니다. 명령이 실행되면 Python 스크립트가 Google Calendar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호출해 오늘 일정을 가져오고, '10-work' 폴더 아래의 모든 로드맵 파일을 검색해 오늘 날짜에 해당하는 작업을 추출하고, 어제 데일리 노트에서 미완료 항목을 찾아 이월 섹션에 추가하고, 오늘 날짜로 생성된 웹 클립과 독서 노트, 아이디어 파일을 자동으로 연결합니다.


완성된 데일리 노트에는 어제 이월된 항목과 오늘 우선순위가 필수 할일로 정리되어 있고, 캘린더에서 가져온 약속이 일정 섹션에, 각 프로젝트 로드맵에서 추출한 오늘 할 일이 프로젝트별로 나열되어 있습니다. 오늘 작성한 웹 클립이나 독서 노트, 아이디어는 지식활동 섹션에 연결됩니다. 완료한 일과 회고는 저녁에 채웁니다. 캘린더 앱을 열 필요도, 프로젝트 폴더를 뒤질 필요도 없습니다. 명령 하나로 오늘 해야 할 모든 것이 한 곳에 모입니다.


저녁 루틴: /daily-done

하루를 마무리할 때는 '/daily-done' 명령을 실행합니다. 데일리 노트에서 완료 체크한 항목을 찾아 각 항목이 어느 프로젝트에서 왔는지 확인하고, 원래 프로젝트의 로드맵 파일로 가서 해당 항목을 완료 처리하고, 오늘 생성된 지식 파일을 찾아 데일리 노트에 연결하고, 완료 항목과 미완료 항목을 분석해 회고 섹션을 자동으로 제안합니다.


양방향 동기화가 핵심입니다. 데일리 노트에서 체크하면 프로젝트 파일에도 반영됩니다. 어디서 체크하든 모든 곳이 업데이트됩니다.


프로젝트 시작: /working-backwards-pr

새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는 '/working-backwards-pr' 명령을 실행합니다.(다시 한 번, 이림 님에게 무한한 감사를!) AI가 Thinking Partner 역할을 맡아 질문을 던집니다. 고객이 누구인지, 그 고객의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인지, 기존 솔루션이 왜 부족한지, 당신의 해결책이 10배 더 나은 이유는 무엇인지 아이디어를 구체화합니다.


한 번에 답을 쓰는 것이 아닙니다. 질문에 답하고, 그 답에 대해 다시 질문받고, 생각을 정제해나갑니다. 45분에서 1시간 정도의 대화가 끝나면 아마존 스타일의 PR/FAQ 문서 초안이 완성됩니다. 문서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다시 대화합니다. 아마존에서 PR/FAQ가 10번 이상 수정되는 것처럼 저도 여러 번 반복합니다. 중요한 것은 코드 한 줄, 디자인 한 장 만들기 전에 '왜'와 '누구를 위해'가 명확해진다는 점입니다.




아카이브 관점에서의 CLI AI


CLI 기반 AI의 가장 큰 장점은 스크립트화 가능하고 버전 관리되는 워크플로우입니다. GUI에서의 클릭은 기록되지 않지만, 터미널 명령어는 히스토리에 남습니다. 슬래시 명령어와 Skills 파일은 워크플로우 자체가 아카이브 대상이 됩니다. 제가 만든 '/daily-start' 명령어 파일은 git으로 버전 관리됩니다. 언제 어떻게 수정했는지 추적할 수 있습니다.


프롬프트와 응답의 로그는 일종의 업무 기록(Work Record)이 됩니다.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AI가 어떻게 해석했는지,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모두 추적 가능합니다. 이것이 AI 시대의 새로운 아카이브 대상입니다. 인간의 의도와 AI의 실행이 만나는 지점. 그 상호작용의 기록이 축적되면 개인의 일하는 방식 자체가 아카이브됩니다.


테스트 주도 개발(TDD)은 에이전틱 코딩과 시너지를 냅니다. AI에게 예상 입력과 출력 쌍을 기반으로 테스트를 작성하게 하고, 테스트가 실패하는지 확인하고, 테스트를 통과하는 코드를 구현하게 하고, 필요에 따라 반복합니다. 검증 가능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에이전틱 코딩이 신뢰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일을 없애는 도구


송길영 작가의 통찰을 다시 떠올립니다. 지금까진 그 업무를 할 사람을 찾았지만, 이제는 그 업무를 없앨 사람을 찾는다는 것을요. Claude Code와 에이전틱 코딩은 일의 단계를 줄이는 도구입니다. 파일 검색에 3초면 충분하고, 백그라운드에서 처리되니 작업 흐름이 끊기지 않으며, 수작업으로 수집하던 시간이 사라집니다. 반복 작업을 자동화하면 인간은 판단과 창조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 ikangai. "Agentic Coding Tools Explained: Complete Setup Guide for Claude Code, Aider, and CLI-Based AI Development." 2025.

- Anthropic. "Claude Code: Best practices for agentic coding."

- Claude Code Docs. "Claude Code overview."

- Tripathi, Sweety. "Claude Code — Tutorial." Medium, AI monks, 2025.

- Claude Blog. "Introduction to agentic coding." 2025.

- Anthropic. "Building agents with the Claude Agent SDK."

- Nate's Newsletter. "The Claude Code Complete Guide: Learn Vibe-Coding & Agentic AI." Substack, 2025.

- sern_nostalgiadrive. "Google Antigravity & Gemini 3." Threads, 2024.

- AI FREAKS. "24시간 코딩 비서, GPT Codex Max." Instagram, 2024.

- 송길영. "AI 시대 일의 변화.",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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