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타는 매연으로 환경오염이 심한 곳이다.
하지만 악명 높은 곳 치고는 하늘이 매우 맑다. 한국의 푸른 하늘은 어디로 간 걸까?
대성당 벽에 오밀조밀 장사꾼들이 진을 치고 있다. 오늘 점심은 5년 전 사진만 찍고 나왔던 레스토랑에 왔다. 내가 그 때 안 사 먹었어도 망하지 않고 잘 버티고 있었구나
이 레스토랑 역시 과거 귀족의 집이었다. 한국은 전부 새것으로 만드는 깔끔을 지향하지만 중남미는 옛것을 최대한 남겨두려고 한다 5년 전엔 비싼 레스토랑일까 봐 들어오지 않았다. 음식과 음료 그리고 팁까지 포함하여 2만 원이었다. 관광지 근처 식당은 팁을 의무적으로 요구하지만 일반 로컬 식당은 그런 거 없다
서울에서도 후안 발데스 커피를 본 적이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후안 발데스 카페가 전부 사라졌다.
보고타에 왔으니 후안 발데스에서 커피 한잔은 해야지?
우유가 듬뿍 들어간 라떼다. 커피는 '와! 존맛이야!' 정도는 아니다. 그냥 무난하게 한 잔 즐기는 정도다. 원래 콜롬비아 원두가 대중적인 맛이니까. 후안 발데스 카페 안에서 바라본 바깥 풍경이다. 자꾸 지나가던 노숙인들이 돈 달라고 해서 짜증나서 일어났네. 거리에 소매치기 조심하라는 표지판도 보인다
5년 전 콜롬비아 보고타에 왔을 때 처음으로 갔던 곳이 시몬 볼리바르의 집이었다.
그때 14시간의 시차를 이겨내려고 안간힘을 쓰며 무거운 다리를 이끌고 힘들게 구경했던 곳이었는데, 이번 여행의 마지막이 (오버부킹으로 멕시코 시티에서 본격적인 여행은 계속되었다) 5년 전 첫 방문지였던 볼리바르의 생가라니 감회가 새로웠다.
시몬 볼리바르의 동상이다. 그는 콜롬비아의 대통령이었다 콜롬비아는 의외로 과거 유산들을 잘 보존한 듯 하다. 식기 중에 마음에 드는게 많았다
원목으로 번쩍번쩍한 침대와 금고다. 오른쪽 하얀 항아리는 뭐지? 요강인가?
하인들의 숙소도 잘 보존되어 있다. 밤에는 몹시 추웠을 것 같다 저 멀리 몬세라테 언덕이 보인다. 이쪽 길에 강도가 정말 많으니 조심하자. 이번에도 노숙인이 따라와서 가다가 길을 돌아왔다. 볼리바르 생가에는 그가 사용하던 칼도 전시되어 있다
칼이 날카롭지 않아서 이걸로 싸움이 됐을까 싶다. 볼리바르는 대통령이었으니 뒤에서 칼 들고 지휘만 했으려나...... 당시 그가 사용하던 총과 칼을 잘 보존한 거 보면 이런 문화는 한국보다 앞서 있는것 같다
총알을 집게로 집어서 하나씩 장전을 해서 쐈나 보다. 마음이 급할 땐 집게고 뭐고 다 필요 없고 손가락으로 총알 집어넣었다에 한표! 아라비아 나이트에 나올 법한 칼이다. 칼집에 칼을 꼽기가 쉽지 않아보인다. 왠지 칼 넣다가 오른손 많이 찔렸을 듯. 노숙인 때문에 가지못한 몬세라테 언덕의 아쉬움은 쇼핑으로 달랬다
보고타 거리에는 베네수엘라 화폐를 종이접기 해서 파는 베네수엘라 인들을 만나볼 수 있다.
베네수엘라의 경제 위기는 3년 전에 들었던 기억이 나는데, 현재는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계란 한 판에 200만 원을 줘야 한다. 현재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난민이 되어 콜롬비아로 많이들 넘어왔는데 이들은 보고타에서 나 같은 관광객을 상대로 베네수엘라 화폐로 종이접기 한 지갑이나 가방을 판다.
아쉽게도 사진은 안 찍었는데 화폐로 별의별 동물이나 새를 접어서 작품처럼 팔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돈을 만지고 나면 꼭 손을 닦으라고 교육을 받고 자랐기 때문에 이 파우치를 만지고 살짝 찝찝했지만 그래도 가장 깨끗해 보이는 파우치 몇 개를 구입했다.
콜롬비아 물가 치고는 비쌌지만 신기해서 몇 개 샀다. 이게 전부 베네수엘라 지폐를 접어서 만든 파우치인데 꽤 튼튼하게 잘 만들었다. 지퍼도 있다
여러 개 샀으니 가격 깎아달라고 했는데 아저씨가 파우치 안에 베네수엘라 지폐를 몇 장씩 넣어 주셨다.
회사에서 가장 친한 동료한테 모른 척 돈이 들어있는 파우치를 주고 반응을 기다렸는데, 바로 카톡이 와서는 돈 들어있는 거 줬다고 잘못 준 것 같다고 메시지가 왔다. 이런 거 은근히 재밌더라.
코로나 때문에 사람들을 못 만나서 이 파우치를 한 명에게만 전달했는데 나머지 파우치는 (한 4개 정도 더 있다) 나를 만나는 선착순으로 선물할 예정이다. 갖고 싶으면 줄을 서세요.
엄마가 조카 옷 하나 사 오라고 해서 핸드메이드 후드티 하나 사 왔다. 얼른 나도 딸을 낳아야 이 옷을 내 딸한테도 물려줄 텐데......
이렇게 나의 중남미 여행은 여기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끝이 될 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