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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간방 박씨 Dec 14. 2022

방글라데시에서 호텔 밖은 위험해

호텔명과 지역명은 밝히지 않겠습니다

새벽 3시가 되어서야 호텔에 들어왔다.

체크인을 하자마자 방 문을 열고 들어오니 큰 침대가 나를 반겼다. 하지만 나는 내일 아침 10시에 체크아웃을 하고 방글라데시 북쪽의 작은 마을로 이동해야 했다. 한마디로 누워서 잠을 자기에는 그림의 떡이다.


퇴근하고 집에 왔을 때 방이 딱 이 모습이었으면 좋겠다. 냉장고 안 물건은 돈을 내야 하니까 아래 비치된 차만 마신다. 남은 건 한국에서 마시려고 전부 싸왔다


한 시간 정도 앉아서 일을 할 책상이다. 웰컴 푸드가 놓여있다


이 호텔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가 욕조다. 그날의 피로는 그날에 풀어야 하니까! 어메니티는 바이레도다. 호텔 곳곳에 축구로 도배가 되어 있다


조식 뷔페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이 골 문을 통과해야 한다


목이 너무 말라서 과일부터 눈이 갔다. 방글라데시에 연어가 있다니 너무 반갑다


따뜻한 음식으로 배를 채웠다. 지난번 방글라 호텔보다 100배 이상 음식 수준이 높다


현지식으로 닭고기랑 오리고기 그리고 소고기를 먹었다. 요거트랑 라떼도 마셨는데 커피가 정말 맛있었다


잠을 한 시간 자서 머리가 띵했다.

그래도 이제 정신 차리고 체크아웃 후 지방으로 내려가야 한다.


다카 도로 사정은 이렇다. 그냥 아무 데나 쓰레기 버리고 교통질서 지키는 인간은 하나도 없다


부패한 정치인들 포스터가 곳곳에 붙어 있다. 다리를 건설하는 중인지 도로가 더 난리다


아직 출발한 지 30분도 안됐는데 저 파란 액체 속 디퓨저가 내 속을 울렁이게 했다


1시간 뒤 함께 가게 될 직원을 기다리느라 차 속에서 30분을 또 대기했다.

제목에 쓴 것처럼 방글라데시는 호텔 밖을 나서는 순간 후회가 밀려오기 때문에 꼼짝없이 차 안에서 시간을 보냈다.


방글라데시 경찰차도 봤다. 거래처 사장은 독실한 무슬림이라 하루에 5번 기도를 드린다. 나 혼자 또 차 속에서 기다리는 중이다


중간에 로컬 식당에 도착했다.

점심을 먹으러 나름 이 지역에서 맛집을 데리고 간 건데 손님보다 종업원 수가 훨씬 많은 식당이었다.


이게 다 종업원들이다. 여기서도 방글라데시 인건비는 싼 건가?


이게 현지식이다. 무슬림 국가라 돼지고기 빼고 다 있다


이건 요구르트인데 의외로 맛은 있다. 다만 배탈 날까 봐 다 먹지는 않았는데 지금까지 아무렇지 않은 거 보니 다 먹을걸 그랬나 보다


식당 안에 휴게소처럼 간식 파는 곳도 있었다.


이렇게 손 안 가는 간식거리는 처음 본다. 그래도 현지인들은 잘 사 먹는 것 같다


6시간의 이동 끝에 드디어 거래처에 도착했다.


방글라데시 개들은 참 게으르다. 10이면 10마리 다 이렇게 누워 있다


살다 보니 방글라데시 시골도 와보네.

100년 전 외국인이 조선 땅에 왔을 때 이런 느낌이었을까?


저 멀리 사람들도 보이고 지천에는 바나나 나무가 한가득 심어져 있다. 한국에서는 식물원에서나 볼 수 있는 바나나 나무를 여기서 실컷 보네


지푸라기를 모으는 건지 어린 꼬맹이가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다. 이런 거 보면 한국에서 걱정 없이 공부만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복인지......


내가 이렇게 한가롭게 바깥 구경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다.

무슬림들이 단체로 모두 기도하러 갔기 때문이다.


이왕 기도하는 김에 내 기도도 같이 해줬으면 좋겠다. 내년 내 사업 대박 날 수 있도록 말이다. 돌아와 보니 직원이 간식거리를 잔뜩 준비해 주셨다


사무실에 파리가 어찌나 많던지 회의를 하면서도 내 앞에 앉은 사장 옷에 붙은 파리가 자꾸 신경 쓰였다.

우리나라에서 전기 파리채 10개 정도는 가져와야 몹쓸 파리떼들을 잠재울 수 있을 거다. 이런 파리떼를 본 게 얼마만인지 기억도 안 날 정도다.


2시간 정도의 회의를 마치고 나는 숙소로 이동했다.


차에서 바라본 바깥 풍경이다. 한국이 벌써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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