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해서 중요한 것부터 알려주려고요.
예고 없는 죽음 앞에서 인간은 어떤 발악을 할 수 있는가. 예컨대 죽음에는 예외란 없다. 그러니 인생의 덧없음을 일찍이 깨닫는 것도 나쁘지 않다.
참고로 덧없음은 무의미와는 다르다. ‘인생은 덧없으니 사는 건 아무 의미 없다’고 생각하지 말았으면 한다. 덧없으니 의미 있는 삶을 처절히 갈망해야 하고, 그 의미 있는 삶은 결국 자기 자신에 있다. 간단하지만 그 어려운 ‘자기 자신’이라는 단어가 내포하는 힘을 애써 전하고 싶다.
비통하나 이 사회는 나 하나 그리고 당신이 없어진다고 한들 슬퍼하지 않을 것이다. 대게 그렇겠지만 우리는 오늘을 살아갈 거고 내일의 누군가는 또 죽는다. 이 순리에 나는 이른 굴복을 했고 낙담하기는커녕 ‘시즈 더 모멘트(Seize the moment), 현재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라’라는 삶의 지침이 되는 문장을 마음에 새겼다.
죽음에 어쩔 방도가 없다는 건 사실이다. 그래도 살아가야 하니 사는 동안 불안한 마음이라도 생기면 하염없이 책을 펼치고 읽고 줄을 긋고, 또 펼치기를 반복하다가 잠시 멈춰진 문장을 글로 옮긴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라
아모르파티(Amor fati)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라
그 어쩔 수 없음에 맞서 끝까지 향기를 머금다가 죽음에 이르는 과정이 아닐까. [ 서서히 서서히 그러나 반드시, 김민준]
감히 전해줄 말이 있다면 덧없으니 하고 싶은 거 하시라. 그런데 이 얘긴 다 큰 어른에게만 통할까? 인생을 더 많이 살아봐야 죽음이란 걸 감히 이해할 수 있어서? 확실한 건 생각보다 주변에 나이만 먹은 성인은 많지만 어른은 잘 없다. 일찍이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 그럼 풍족한 삶은 아니더라도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타인의 시선에 의식하기보다 나 자신에 시선을 두고 다정하게 보듬어줄 순 없을까. 14살 남동생도 애타는 누나의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고, 5살 조카와 세상에 태어난 모든 축복들도 알아줬으면 한다.
“친구들아, 자기 자신의 향기를 머금어줘. 그리고 멀리도 말고 주변만 향기를 뿜어낼 수 있을 정도 딱 그 정도만. 나부터 유별난 이모, 숙모, 엄마가 될 게. 자기 자신을 잃으면 모든 걸 잃은 거니까 그럼 어른으로서 이모로서 숙모로서 엄마로서 제일 먼저 고개를 떨구고 사과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