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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진욱 Jul 11. 2022

담쟁이 사랑

그렇게도 달라붙더니 

악착같이 기어오르더니

아득히 가파지른 뒷집 콘크리트 담벼락을

그리도 죽자 살자 매달리더니

드디어 네가 담이 되고 말았구나

바람 불면 막아 주고

비가 오면 덮어 주는 보호막 되어

시원한 칠월의 해풍에

살랑살랑 손 흔들고

꽃가루까지 아낌없이 뿌리는

녹색의 융단이 되었구나

영혼은 사라지고 모양만 무성한

아! 벽이 무너지면

포탄에 산산이 부서져 내린 철근의 잔해처럼

제 몸뚱이를 제가 부둥켜 안고 뒹굴

아! 담쟁이여!

당신만을 부여잡은 나의 사랑이여!

가여운 나의 영혼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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