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분노가 37℃로 이글거리는 도시의 미로에서
목디스크 치료하려 목 쳐들고
병원 찾아 헤매이다
탈진에 일사병에 잊혀가던 공황장애까지 덮쳐와
숨을 쉬는데 숨이 막혀버린
맥박은 뛰는데 잔뜩 짓눌려 금방이라도 멎을 듯한
길 가던 청년 세워 119를 부르고...
병원을 가도 의사를 만나도
가시지 않는 이 불안감과 두려움
마구 퍼 마신 술 때문일까?
숲 해설사 혼자 떨어지고 다시 준비하는 스트레스?
아니면 낯선 문화해설사 발표의 압박?
사람도 지리도 낯선 이 타인들의 땅
그 땅 위에 홀로 선 외로움 때문인가?
아니면 크게 깊게 살펴
친구도 이웃도 형제도 나와 구분하는 좁은 이기심 때문일까?
일곱 평 원룸에 갇혀
여름 열기 한 모금만 마셔도 달려드는 죽음의 공포를
가부좌 틀고 앉아
나는 결국 바람을 부른다.
벼락처럼 떨어지는 토왕성 물줄기를
열기 가득한 내 가슴 속으로 끌어들이고
설악산 대청의 푸른 새벽 공기를
강릉 시내 한복판으로 밀어 내린다.
죽음의 공포와 한몸이 되어
반개한 두 눈 내리깔고, 심호흡하며
간절히 필사적으로 바람을 부른다. 폭포수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