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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바토 Apr 15. 2021

N포란 말이 싫다.

한번 사는 인생 맘껏, 아쉬움 없이,

무기력이 만연하다. 할 만큼 했다고 한다. 세상엔 온통 비합리적인 일 투성이고 나 혼자 느낀 이 불편함은 내가 바뀌어야 편안해질 수 있다. 그래서 그런가. 온갖 이분법적 사고가 생기고 세상이 둘로 나뉘는 느낌이다. 여러 가지 세력이 생겨 싸우기 바쁘다. 한 유튜버가 과거에 여자가 권력을 갖고 있었다면 나라가 몇십만 개가 되었을 거라고. 페미니즘 시대라 이렇게 싸우나 싶기도 하고 그냥 그렇다.


나빌래라의 한 문구가 너무 쓰라렸다. "그건 반칙이죠!"

요즘 웹툰을 보고 있는데 주인공 할아버지에게 발레를 알려주는 20대 발레리노가 할아버지의 전쟁 경험담에 반칙이란 얘기를 한다. 그게 왜 반칙일까? 그 당시 할아버지에겐 당면한 일이었고 겪지 않을 방법이 없었다. 피할 방법이 없었던 상황을 겪으며 많은 것을 이룬 할아버지가 존경을 받고 존중받아야 하지만 지금의 현실을 얘기하는 사람들에겐 반칙이자 꼰대 짓일 뿐이라니.


  그 대사에 왜 내가 화가 나는지 모르겠다. 나도 그런 일을 겪을지 못했으니 어떤 상황이었을지 짐작조차 어렵지만 지금보다 힘들었을 것은 자명한 일 아닌가. 요즘 나오는 책들과 책임을 회피하려고만 하는 현상들로 인해 더욱 화가 나는 것 같다. [노력할 만큼 했다. 고생했어. 쉬어도 돼. 어쩔 수 없는 일이야. 넌 잘하고 있어.] 나쁜 말이 아니다. 충분히 위로받을 수 있다. 하지만 위로를 받았으면 다시 힘을 내서 일어서야 하는데 그게 없다.


3포 5포 7포 N포 세대라니. 다 포기했다. 할 만큼 했단다. 무얼 할 만큼 한 걸까? 공부? 아르바이트? 일? 연애, 결혼, 출산, 내 집 마련, 인관관계, 희망 하다못해 꿈까지 포기할 정도로 무슨 일을 했을까. 전쟁을 겪으면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할아버지와 그때보다 배부르고 등 따습지만 다 포기한 20대. 뭔가 더 힘을 내야 될 거 같지 않은가? 경제가 이미 발달할 만큼 발전해서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로 가고 있다곤 하지만, 돈을 벌려면 다양한 방법이 많다. 말 그대로 노력을 하면 충분한 돈을 벌 수 있는 시대다. 온라인 클릭 몇 번으로 물건을 팔 수 있고, 핸드폰 터치 몇 번으로 책을 쓸 수 있는 시댄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포기하는 n포란 말이 너무 답답하다. 몰라서 그럴 수 있지만, 모르면 찾아봐야지. 핸드폰은 다 있을 거고, 없다면 피시방 한 시간에 천 원 많아봐야 이천 원인데.


  할 만큼 했다고 쉬라는 책. 그만, 인기가 떨어지면 좋겠다. 그 사람은 쉬라고 하는 책을 써서 돈을 벌고 있다. 다른 사람은 쉬라고 하면서 그 사람은 책을 쓰고 있다. 나도 쉬라는 말, 잘했다는 말 참 좋다. 하지만 마냥 그 말에 안주하고 있을 순 없다. 무서운 현실을 마주 봐야 한다. 방학은 끝났다. 개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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