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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생명을 품은 <산의 겨울>

#계절 #씨앗 #생명 #풍경

Illustration 이태규 / 60×110(cm) 2 pcs / 디지털피그먼트 50 Edition



< 산의 겨울 ─ Mountain in the Winter >

누군가 산에게 물었다
아무도 찾지 않는 이 계절은 어때?
산은 말없이 허리춤 깊은 곳을 보여주었다
거기엔 셀 수 없는 봄을 기다리는 씨앗들이 있었다

A man asked the mountain,
“Aren’t you lonely during the winter?”
Without a word,
the mountain took out his pocket
There were millions of seeds waiting for spring



늘 우직하게 그 자리에 있는 산. 봄, 여름, 가을, 겨울. 풍경은 계절마다 달라지지만, 하늘과 땅 두 세계를 잇는 산의 존재감은 한결같습니다. 산의 한자리씩을 차지하는 생명들도 한결같고요. 봄에는 빛을 향해 돋아나고 여름엔 온갖 진기한 초록으로 만발하며 가을엔 붉은 보석 빛으로 물들어요. 그렇다면 겨울엔? 깊은 꿈처럼 산의 허리춤 깊은 곳에, 생명들은 숨어 있습니다. 겨울을 딛고 일어날 시간을 기다리며 말이죠. 키뮤는 종종 잊히곤 하는 겨울산속 온기 어린 생명들에 주목해 <산의 겨울>을 탄생시켰습니다.





<산의 겨울>은 키뮤의 다른 팝아트적 아트워크들과 달리, 동양화풍 같은 유려함이 특징인 작품입니다. 미니멀한 형태와 차분한 컬러가 몬드리안의 ‘차가운 추상’을 떠올리게도 하는데요. 동양화가가 몬드리안의 작풍으로 그림을 그린다면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싶어요.


당장은 보이지 않아도 결국엔 겨울을 밀어내고 잎을 피우는 흙 속 씨앗의 힘은, 발아되기를 기다리는 ‘특별한 디자이너’들의 초상 같기도 합니다. 편안한 공간을 완성시켜줄 뿐 아니라 작품의 의미에 깊이 잠기게 할 <산의 겨울>. 시와 함께 감상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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