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불안한 파레시아스트
Mar 10. 2023
노래공원 이야기
노래와 공원이는 왜 독일에서 살려고 하는가?
나는 공원이와 함께 독일에서의 삶을 꿈꾸고 있다. 우리는 연애하기 전인 2014년부터 독일에 깊은 애정을 품어왔다. 서로에 대한 사랑은 가보지도 못했던 독일이란 상징적 토양에서 자라났다. 내가 독일에 대해 알고 있는 바로는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밖에 없었다. 나는 공원이가 독문과 학생임을 알자마자 곧바로 책장에 꽂혀 있는 괴테의 소설을 다시 읽어보았었다. 괴테와 베르테르 그리고 나는 ‘사랑하는 사람’이란 이름으로 하나가 되었다. 남의 사랑 이야기에 이렇게까지 집중하며 읽어본 적은 없었다. 나는 공원이에게 조금이라도 더 독일에 대해 아는 척하려고 독일의 문학과 역사 문헌을 급하게 찾아 읽었다. 우리는 카페에서 만날 때마다 몇 시간이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재미있게 대화를 나누었다. 이후로 공식적인 연애를 하고 결혼까지 해서는 2023년 지금, 우린 함께 살아가고 있다. 대화를 나눴던 그때 그 장소들을 아마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이다. 독일은 우리의 현실과 이상 모두에 있어서 중요한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그곳에서 살든 살지 못하든 인류학과 출신의 한 남학생과 독문학과 출신의 한 여학생이 서로의 존재를 묻고 답할 수 있는 드넓은 바다. 우리에게 독일은 그런 것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