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에게 닿길 바라는 마음
요 며칠,
마음이 어렵다.
생과 사를 넘나드는 외할머니의
위급하신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당장에 한국에 들어갈 수도 없는 상황에
슬퍼하고 자책만 하고 있었다.
이 주전에 잘 키워주겠다며 데려왔던
아기 깻잎과 청양고추를 보니,
다행히 알아서 잘 크고 있었다.
정신없던 일 주간 너무 방치해 둔 것 같아 미안했다.
할 수 있는 것, 해야 하는 일이 생겼다.
잘 키워내주어야겠단 생각이 들며
내 정신이 조금 차려진 기분이 들었다.
24일에 있던 친구들이 안타깝게도
시들시들해서 더 이상 자라 내지 못한 이파리가 있지만,
또 저렇게 초록빛을 뽐내며 자라주는 깻잎이 기특할 뿐이다.
H마트에서 데려온 새 식구들이다.
(좌) 깻잎 (우) 청양고추 모종이다.
시들해진 이파리는 모두 정리해 주었다.
솎아내기가 필요한 시점이었던 것 같다.
04/28 오늘 아침,
살아있다는 건, 살아냈다는 것이라는
어디선가 본 그 글귀가
자꾸 귓가에 맴도는 날들이다.
이 작은 생명 사이로도 깻잎 향이 생기 있게 올라온다.
이 친구들처럼 살아주시면 안 될까요.
다시 기적처럼 일어나주시면 안될까요
하지만 할머니가 아프신 건 싫구요..
할머니가 무척이나 보고 싶은 아침이다.
나는 많이 슬픈데.. 아침 햇살이 말도 안 되게, 아름답다.
더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