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초록한 거 보면 기부니가 좋그든요.
벌써 이사를 온 지 한 달 넘짓 되었다.
이 집을 선택할 때, 맞은편 가정집이 훤히 보이는 게 조금은 걸렸지만,
얼굴을 좌로 틀면- 찰스강과 나무뷰가 보이고
가슴 뻥 뚫리는 구름멍을 할 수 있는 통창이 내 맘을 사로잡았다.
그렇게 혹해서 어렵게 이사 온 만큼이나 다행하게도,
감사히 현재까진 만족도가 무척 높다.
채광이 가득해서 밝은 일들만
생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새로 우리 집에서 공생하게 된 식물 친구들을
소개해본다.
거실엔 이 친구를 두었다.
햇빛에 민감한 친구이기에,
창가에서 조금 떨어졌으나 볕은 드는 위치로-
이전에 매장을 운영할 때도,
키우기 쉽다고 유명한 식물인
아레카야자, 몬테리아 마저 금방 하늘로 보내드렸던,
나는 그야말로 빼박 식물 킬러였지만...
늘 마음속엔 초록이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있던 사람이었다.
농대를 졸업하신 외조부님의 핏줄을 그대로 닮아선지
내가 지나는 길 가의 모든 나무를 관찰하는 것에도
진심이며,
초록초록한 식물을 애정의 관찰자로 보는 사람이다.
늘 생각한다. 조금 오글거리는 고백이지만
나무 같은 우직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그런 사람이 아니기에,
그런 사람이 되고 싶을 뿐이다.
이렇게 식물을 좋아하는 거에 비해
지식은 참 짧아 부끄럽지만...
좋아하는 마음만큼은 담백하게 진심이다.
미국에서 어느덧 의도치 않게(?)
4회 차 이사를 하게 되면서-
한국에서는 신상에 대한 집착이 좀 강했던,
맥시멀리스트의 삶을 살아왔지만
미국에서는 반강제(?) 미니멀리스트 삶으로
자연스레
내 삶도, 내 가치관도 변하게 되었다.
우리 부부는 말 그대로 나그네 생활을 했기에,
큰 식물을 가족으로 들일 엄두는 낼 수가 없었는데...
남편동기가 타주 이사를 떠나면서,
키우던 반려식물들을 부탁해 왔다.
무튼 보스턴에서 새로이
우리와 공생하게 된 식물들을 올려본다.
다시 초보 식집사의 삶이 시작되었다.
이번에는
좀 제대로 자알 키워내주고 싶다.
나도, 너도 건강하게
새로운 초록이들의 푸르름을 지켜내 주고 싶다.
feat. 빗소리 러버
집 안에 초록빛 파워가 채워지니 확실히-
집이 더 내 집 같아졌다.
온기가 가득 채워진다.
앞으로 함께 잘 지내보자 초록이들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