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 안의 진정한 자유함으로 나답게 살아가는 법.
우리는 고독할 기회가 적기 때문에 외롭다.
표지만 봐도 설레는 책.
대충 리뷰를 읽어봐도 기대가 된다.
고독과 외로움은 비슷해 보이지만, 그 결이 다르다.
타지에 살다 보니 자연스레 "많이 힘들지? 외롭지?"라는 질문을 자주 듣는다. 부정적인 외로움을 전제로 한 질문으로 느껴질 때도 종종 있다.
(특히 실제로 내 마음을 솔직히 주장하기 어려울 때에 이런 질문이 불편하고 더 예민하게 와닿는다.) 사실, 다각적으로 바라보면 외로움도 고독도 좋다, 나쁘다의 잣대로 구별될 감정이 전혀 아니란 생각이 든다.
물론, 나도 이따금씩 외로움을 느낀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환경에 머무를 때, 맛있는 걸 함께 먹고 기뻐해 줄 '내 사람들'이 없을 때 더욱 그렇다. 아주 가끔은 작디작은 외로움의 씨앗들이 맘 속에 선명한 형태의 감정으로 보이고 느껴진다. (심지어 육성으로 “외롭네”가 나도 모르게 튀어나올 때도 있다.)
스스로 변태 같기도 하지만, 다행인 건 어딘가 고독이라는 이름표가 우울감으로 나아가지 않고- 왠지 나 혼자서도 잘 즐겨보리라 하는 씩씩한 세포들이 저편에서 함께 올라온다는 것이다. 나도 감쪽같이 몰랐으나 내 실제 성향은 알고 보니 고독을 찐으로 즐기는 사람인 듯하다. (한국에선 E성향, 미국 오니 I성향이 짙어진 듯하다.)
나랑 혼자 다년간 놀아보다 보니, 내가 얼마나 선택적 고독의 시간을 좋아하는지도 알았다. 한국에선 하루도 빠짐없이 빽빽한 일정 속에서- 자의든 타인에 의해 숨 고를 여유가 없이 일도 하고 약속도 많았다. 그러다 보니 결혼 후 시작한 미국생활의 첫 시작은, 질주하듯 달리던 삶의 달리기를 멈추는 게 막연히 두려워서 더 바쁘게 살 구실을 만들어 냈고, 덕분에 인생 첫 재택근무와 주부로서의 역할을 시작도 해봤다. 그러다 보니 이도 저도 제대로 잘 수행하지 못해 자기 만족감이 떨어지는 바람에 자존감도 함께 맥없이 떨어지기도 했다. (일시적으로..) 하지만 분명한 건 이 혼돈의 터널 덕에 진짜 나를 찾아가는 과정, 그리고 어딜 향해 살아야 할지를 탐색하게 되었다. 그래서 힘든 시간이 내게는 큰 틀에서 봤을 때 감사의 시간이 된 값진 수업료였다.
살아가면서 아프고 힘든 시간은 피해 갈 수 없을뿐더러 때론 필요하다는 걸, 덕분에 당연시하고 가볍게 여기던 모든 것에 대한 감사가 깊어졌다. 또 곧게 살아야할 의미와 방향을 찾았다. 결론적으론 ”고독의 시간“ 이 없었다면 생각 없는 내가, 절대 생각하지 못했을 삶과 내 존재에 대한 근본적 고민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그래서 이 시간을 앞으로 더 귀히 여기며- 내 인풋과 아웃풋에 제대로 몰입하고 즐겨봐야겠다는 명확한 결심이 생겼다.
한국에 있었다면- 좋은 날이든 힘든 날이든, 친한 친구들에게 SOS를 치느라, 또는 주변인의 SOS에 달려가느라 이런 고독의 시간은 즐길 여유가 없을게 분명하다. 음식도 먹어 본 놈이 더 잘 먹는다는 말처럼 고독의 시간도 보내본 사람만이 아는 그 기쁨의 맛이 있다.
물론, 고독도 지나치면 고립이 될 수도 있지만, 감사하게도 늦게나마 조금씩 균형을 찾아가는 유연함을 찾았다는 점에서 스스로 기쁘다. 모든 넘치지도 지나치지 않게, 유난스럽지 않게 깨어있는 시선으로 살아가면 좋겠다. 그러니 얼른 장을 보고 와서, 남은 책을 찬찬히 읽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