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였을까, 조용히 소담스럽게 피어오른 꽃 봉오리

유약해 보인 생명이 살아있음을 느낄 때 나는 이상하게 감동한다.

by Maybe




오늘, 침대 머리맡 테이블 위에 놓아둔 난초의 꽃봉오리가
조용히 피어오르는 걸 발견했다.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식물을 좋아하지만,
식물을 오래 키우는 재주는 없는 사람이다.

작년, 이 호접란이 지고 나서
다시 피어날 거라곤 단 한 번도 기대하지 않았다.

그저 앙상한 꽃대와 푸른 잎만 남아 있었기에....
가끔 생각날 때마다 물을 조금씩 준 게 전부였다.

그런데,
꽃. 봉. 우. 리. 라니…

생명력은 정말 놀랍다.

소담스럽게 피어오른 꽃망울을 보니,
끝이 날 것 같지 않은 이 겨울도
언젠가 지나가고,
그렇게 올해의 봄도 어김없이 오겠구나 싶은 마음에
이상하게 설렌다.

눈 내리는 토요일,
고요함 아침에-

이 소담스러운 꽃봉오리를 바라보며
작은 기쁨으로 하루를 맞이해 본다.



소담(小啖)

小(작을 소) + 啖(먹을 담)

원래는 “작지만 알차고 풍성한 느낌"을 뜻하는 말

특히 음식이 보기 좋고

먹음직스러울 때 사용되던 단어였지만,

점차 의미가 확장되어 탐스럽고

정갈한 모습을 표현하는 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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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초의 작은 꽃망울처럼,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피어나지만...
그 자체로 아름답고 소중한 것들.

어쩌면 우리 모두는 그렇게,

모두 각각의 다른 생의 주기와 형태 속에서

소담스럽게 무르익어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