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껏 두려워해도 괜찮아

by 포도나무

"두려움은 직시하면 그뿐...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늘 기억하게 되는 영화, '최종병기 활'에 나온 대사입니다


누군가에게는

비록, 고작 5km 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는

거리임에도 완주하지 못할까 봐 두려웠던 건

첫 도전이라서 그런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바깥으로 많이 돌아간 무릎

그래서 조금만 무리해서 걷기만 해도

그만 통증이 생기는데

오래 달리는 시간을 견딜 수 있을까

아픔을 무릅쓰고 도전한 것이 무리가 되어

과정이 너무 고되게 느껴져서

조금씩이라도 달리던 기쁨마저

간신히 회복되던 루틴마저 앗아가면 어쩌지

또다시 상실을 겪게 되면 어떻게 하지...?


그렇게 종잡을 수 없는 바람처럼

두려운 생각이 휘몰아칠 때

두려워한다며 나무라기보다

고요히 직시해 보았습니다

바꿀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한 나를

그리고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패치, 그렇게 시작한 테이핑

우스갯소리로

뒷동산 올라가면서 에베레스트 갈 준비 한다고

춘천마라톤 참가자들을 위한 동영상을 보며

무릎이며 종아리며 든든하게 붙들어 주었습니다


마라톤에 나간 날

전날 내린 비로 청량한 하늘과 푸른 한강이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웠습니다

약간 얼얼한 다리를 연신 앞으로 한 발씩 움직이며

어느덧 반환점을 돌고 피니시 라인을 밟았습니다


나와 함께 뛸 수 있어서 고마웠습니다

한껏 두려워했지만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아 주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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