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간의 자연식물식 기간을 마치고, 현재 3년째 일상 속에서 자연식물식을 지속하고 있다. 과일이 많이 나는 늦봄부터 초가을까지는 아침을 과일식으로 먹고, 저녁은 샐러드채소나 양배추를 곁들이며 나만의 자연식물식 방법을 찾아 실천한다. 겨울에는 따뜻한 채소볶음류들을 즐겨 먹는다.
결국 자연식물식은 하나의 식습관을 꾸려나가며 삶을 선택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 글은 일상에서 자연식물식을 받아들이기 위해 겪었던 시행착오를 토대로 지속가능한 자연식물식을 유지하는 팁들을 모아두었다. 자연식물식을 시작하기로 결심했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 글을 읽어보아도 좋겠다.
강박 버리기
자연식물식은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 자연식물식을 실천하는 사람들도 다양한 방법으로 각자의 자연식물식을 이어나간다. 엄격한 과일식을 하는 사람, 양념을 하지 않고 찐 곡물/채소식을 하는 사람, 어느 정도의 기름류를 제외한 양념은 허용하는 사람, 볶음 등 소량 사용이라면 식용 기름까지도 잘 먹는 사람도 있다. 동물성 식품을 아예 배제하는 사람도, 가끔은 동물성 식품을 섭취하는 사람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채소와 과일을 온전히 섭취하는 것이다. 무엇을 먹고 무엇을 먹지 말아야 하는지 구분 지어 스트레스를 받기보다는, 음식의 원형을 온전히 섭취하는 끼니를 늘려간다는 것에 포커스를 두면 좋다.
자연식물식을 실천하기로 마음을 먹은 순간에는 의지가 샘 솟아난다. 마치 다이어트를 결심한 순간처럼 '난 앞으로 자연식물식만 엄격하게 하겠어'라는 다짐과 시작을 한다. 하지만 3일 뒤 자극적인 음식들이 당기면서 의지를 잃어가는 나를 만날 수도 있다. 자가면역질환이나 증상으로 인해 엄격한 식이요법을 해야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우선 하루에 한 끼를 자연식물식으로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아침, 점심, 저녁 중 한 끼를 선택해 그 끼니는 자연식물식으로 이어가는 것이다.
강박을 줄이면 지속하기가 쉬워진다. 하루 가공식품을 먹었다고, 동물성 식품을 많이 먹었다고 좌절하지 말자. 다음날의 끼니는 다시 찾아온다. 그때 다시 깨끗한 과일과 채소를 먹어주면 된다.
나에게 맞는 시간대 찾기
끼니를 선택하기에 앞서 내 생활 패턴을 한번 진단해 보자. 나는 아침을 먹는 사람인지, 점심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지, 저녁을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사람인지 살펴보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외부요인에 영향을 덜 받는 시간을 이용하면 자연식물식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루 한번, 가장 실천하기 좋은 시간대를 찾아서 자연식물식을 이어가 보자.
아침을 규칙적으로 먹는 사람이라면
: 아침 메뉴를 과일로 바꾸는 것을 추천한다. 과일은 공복에 다른 음식과 같이 섞어먹지 않을 때 가장 건강하고 영양 흡수율이 좋다고 한다. 간단하게 과일 한 접시로 하루를 시작해 보자.
점심시간이 자유로운 사람이라면
: 채소과일 도시락을 챙겨 다니자. 밥심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채소볶음과 현미밥으로 한 끼를 꾸려도 좋다.
저녁약속이 많지 않은 사람이라면
: 귀가 후 간단 과일채소식으로 하루를 마무리해보자. 현미밥과 채소 혹은 과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이때 끼니사이의 공복시간을 충분히 주어 위장의 부담을 덜어주면 좋다. 충분한 공복은 영양의 소화흡수에도 도움이 된다. 끼니 사이마다 최소 4시간, 저녁과 아침사이에는 12시간의 공복시간을 준다고 생각하고 식사계획을 꾸려나간다.
나는 가능한 아침에는 간단한 과일을 먹고 점심은 일반식을 먹는다. 약속이 없는 저녁시간에는 집에 와서 밥과 나물반찬에 샐러드 채소를 곁들여 먹고, 저녁약속이 있는 날에는 점심에 가능한 샐러드를 챙겨 먹으려고 하는 편이다. 본인의 상황과 생활 패턴에 맞게 자연식물식을 일상에 녹여내 보자.
쉬운 요리부터 시작하기
자연식물식이 장점 중 하나는 화려한 요리실력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저 과일을 깨끗하게 씻어 먹거나, 채소를 쪄내거나, 굽거나 볶은 다음 먹으면 된다. 채소 과일이 가진 맛을 온연히 느끼다 보면 양념으로 길들여진 자극적인 입맛도 순해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그래도 무언가 맛있는 한 끼를 자연식물식으로 해 먹어보고 싶다면 한 가지 재료와 밥을 이용한 요리를 시도해 보자. 밥을 지을 때 나물을 넣어 솥밥을 만들어보거나(곤드레, 취나물, 버섯, 콩나물 등), 가지, 표고버섯등을 살짝 매콤하게 볶아 덮밥을 만들어보는 식으로 시도해 보면 점점 다양한 채소들을 다룰 수 있게 될 것이다. 날이 쌀쌀해지는 가을에는 애호박, 버섯, 양파 등 각종 채소들을 깍둑 썰어 쪄낸 채소찜도 추천한다.
가공식품과 더불어 사는 방법
매일을 치열하게 살아내면서 모든 끼니를 자연식물식으로 직접 준비한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가공식의 간편함은 더없이 달콤하고 끓이기만 해도 질 좋은 음식이 뚝딱 만들어지는 밀키트는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 자연식물식 예찬론을 펼치며 채소과일을 맛있게 먹는 나조차도 가공식품을 아예 끊는 것은 매우 힘들다. 지속가능한 자연식물식 생활을 실천하기 위해 가공식품의 도움을 받아야 할 때도 있다. 가공식품 대신 원물을 찾아내면 가장 좋겠지만, 너무 어렵다면 다음과 같은 기준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조금 더 건강하게 가공식품과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한다.
1. 원물 함량이 높은 가공식품 선택하기
가공식품에도 종류가 다양하다. 음식의 원형을 알 수 없고 첨가물이 가득한 가공식품도 있고, 영양파괴와 첨가물 활용을 최소화한 가공식품들도 존재한다. 주로 퀵하게 먹을 수 있는 제품들이 가공이 많이 된 제품이며 요리에 활용할 수 있는 제품들은 가공이 덜 되었을 확률이 높다. 영양성분을 체크해 보자. 뒷면을 보았을 때 원물 이름이 많이 적혀있는 것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스낵을 먹어야 할 때는 과자보다는 열풍 서리태나 볶음 귀리, 원물 함량이 높은 그래놀라 등 원물의 가공이 간단한 것을 선택하면 더 건강하게 섭취할 수 있다.
2. 가공식품 섭취비율 조정하기
매 가공식품을 선택할 때마다 영양 성분을 체크하는 것이 버겁다면 가공식품의 비율을 따져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책 [채소과일식]에서는 그 비율을 7:3으로 추천하고 있다. 일주일을 기준으로 먹는 끼니를 세어보고, 원물로 꾸린 식사를 세어 비율을 7 정도로 산정해 보자.
자연식물식이 처음인 분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들을 추천하며 이 글을 마칩니다.
자연식물식 관련 궁금한 점들이 있다면, 부담없이 댓글로 남겨주세요!
도서목록
1.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 하비다이아몬드
2. 어느 채식의사의 고백, 존 맥두걸
3. 채소과일식, 조승우
4. 조금씩 천천히 자연식물식, 이의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