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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urney Jun 12. 2022

나는 왜 쓰는가

압둘라자크 구르나 2021 노벨상 수상 연설 발췌

[편집자 ] 살면서 곳곳에서 마주치게 되는 인간의 위선과 어리석음, 흉포함에 거의 절망할 뻔하다가도, 끝내 우리를 포기할  없게 만드는  사랑과 아름다움은 무엇인지, 그것은 어디에서 오고, 어떻게  저항할  없는 힘을 발하는지, 또 어떻게 하면 그 힘을 더 키워갈 수 있는지 오래 생각해왔다. 구르나의 말에서 같은 관심을 읽고 무척 반가웠다.


[내가 생각하는] 글쓰기는 어떤 한 가지 문제나 쟁점이나 관심사에 관한 것이 아닙니다. 글쓰기가 관심을 갖는 것은 그 모습이야 어떻든 인간의 삶이고, 결국에는 잔인함과 사랑, 연약함이 그 주제가 됩니다. 나는 그와 함께 글쓰기가 인간의 삶이 어떻게 다를 수 있는지도, 또 남 위에 군림하는 강고한 눈으로는 볼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 하찮아 보이는 사람들이 어떻게 다른 사람들의 멸시에도 아랑곳없이 자신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는지도 보여주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런 것에 관해서도 써야 한다는 것, 그것도 진실하게 그래야 한다는 것, 그럼으로써 추악함과 덕성이 모두 드러나고, 단순한 것과 전형적인 것에서 인간 존재가 나타나게 할 필요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글쓰기에 성공했을 때 그것으로부터 모종의 아름다움이 나옵니다. 그런 방식으로 보다 보면 가냘픔과 연약함, 그리고 잔인함 속에서도 다정함의 여지가 생기고, 예기치 않은 원천 어디에선가 친절의 능력이 생겨납니다. 글쓰기가 내 삶에서 보람이 있으면서 동시에 마음을 뺏는 부분이 되어온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2021년 12월 7일 압둘라자크 구르나 노벨 문학상 수상 연설 중에서


원문

https://www.nobelprize.org/prizes/literature/2021/gurnah/fa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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