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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복치 Jan 10. 2021

걱정이 많아서 걱정이야

하다 못해 출근하는 지하철에서 배가 아프진 않을지 걱정하는 것까지 걱정.

태생에 걱정이 많은 사람이지만 겉으로는 그렇게 안 보이는 사람이 나다. 18년도에도 걱정에 대해서 쓴 글이 있는데 지금 또다시 걱정을 하고 있는 걸 보니, 참 한심하다. 아침에 눈을 뜨고 밤에 누워서 눈을 감기 전까지 걱정을 한다. 걱정은 대체로 모든 사람들이 그렇듯 앞으로 어떻게 먹고살 것인가에 대한 것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사소한 걱정이 커서 너무 걱정이야.


어느 때는 아침에 출근할 때마다 집에서 나오고 나면 20분 정도 즈음 되어서 배가 슬슬 아프기 시작했다. 그래서 출근 지하철에서 목적지에 가지 못하고 중간에 내릴 때가 허다했다. 운이 안 좋으면 지각을 할 수도 있고, 개찰구 밖에 화장실이 있으면 요금을 더 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일이 반복이 되자 저녁에는 내일 아침에 또 배가 아프면 어쩌지?라는 걱정까지 하게 됐었다.


특히, 카톡으로 오는 '00아'라고 만 보내는 것을 꺼리는 편이다. 그 뒤 어떤 말이 붙을지 모른다는 것에 대한 극도의 긴장감이 들면서 걱정이 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저 사람은 나한테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 걸까? 혹시 안 좋은 얘기면 어떻게 하지?라는 등등의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서 그 뒤의 답변이 오기 전까지 나를 계속 괴롭힌다. 그러나 별거 아니었을 땐 나중에서야 왜 그렇게까지 걱정을 했지? 라면서 나를 자책하기도 한다.


걱정은 꼬리에 꼬리를 물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진다. 걱정을 안 하려면 생각 자체를 안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지만 그럴 순 없다. 창의적인 것들로 먹고살아야 하는 나에게는 생각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 걱정은 흔들의자와도 같다는 유노윤호의 말이 생각난다. 흔들리기는 하지만 결과를 제시해주지는 않는다. 불필요한 걱정은 줄이는 것이 가장 최선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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