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없을 때 하는 말

by 영주










숲 아닌 것을 숲이라 하며 본다. 내 숲이 아닌, 저기 저 누군가의 숲을, 마치 내 숲인 것처럼. 부산으로 오는 동안에 차창 밖으로는 끝없이 숲이 이어졌다. 우리나라는 바다도 좋은데, 숲이 참 좋아. 괜히 아무 말을 몇 마디 했다. 숲에서 얼마나 멀리 있는지는 생각도 하지 않고서. 마치 숲을 알기라도 하는 것처럼. 숲을 걸어 본 기억이 언제였는지, 그리워할 줄만 안다. 그리워하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지 못한 채로. 걸어 밟아야 내 숲이 된다는 사실만 뚜렷하다. 여기도 저기도 숲은 많은데 내 숲은 없다. 당신 마음 안으로 걷지 않은 내 탓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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