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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어 Mar 24. 2021

화장하지 못하는 여자, 화장하지 않는 여자



언니는 화장 잘 안하시나 봐요?


오랜만에 받은 익숙한 질문. 나는 화장을 잘 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화장 잘 안하나봐요~"라는 질문은 숱하게 받아 왔지만 언제부터인가 이 질문을 받지 않게 되었다. 여자의 화장이 꾸밈노동이라며 어쩌고 저쩌고 하는 페미니스트들의 활동(?)으로, 그리고 코로나 시대로 마스크를 끼는 환경으로 되고 나서 부터.


그런데 오랜만에 "언니는 화장 잘 안하시나 봐요?"라는 질문을 받게 되었다. 오랜만에 받은 질문이라 당황해서 나는 "어어 내가 화장을 잘 못해, 화장을 해도 나는 어울리지가 않더라고" 이런 변명을 늘어놓고 말았다. 화장을 하는지 안하는지 참견하는 것 자체가 무례한 것인데. 그런 변명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인데 말이다.


사람들은 관심의 표현으로 상대방의 외모를 지적하는 무례한 질문도 많이들 하곤 한다. 내가 들어왔던 질문 들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은.




너 매니큐어 좀 발라라!

나의 속마음 : 니가 뭔데 나한테 매니큐어 발라라 말아야? 내 손톱은 내 마음대로 하는 거야.


너 눈화장이 짝짝이야!

나의 속마음 : 나도 알고 있어. 굳이 그렇게 지적하지 말아 줄래?


왜 이렇게 말랐어?

나의 속마음 : 마른 사람한테 말랐다고 지적하는 거 얼마나 상처인지 알아?


옷을 특이하게 입었네? 다음에는 그렇게 입지마!

나의 속마음 : 이젠 하다 하다 내 옷까지 지적하는 겁니까?




나는 화장을 못하기도 하지만 안하는 것이다. 화장하는 시간, 매니큐어 바르는 시간 등등 꾸미는 시간들이 아깝다. 화장하지 않고 꾸미지 않은 내 모습 그대로가 좋기도 하고. 내가 특별히 예쁜 것은 아니지만 나의 얼굴, 나의 몸 구석구석이 나는 좋다.


그러니 상대방에게 이런 저런 지적은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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