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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어 Jul 14. 2020

기상시간은 정해져 있다

각자 사람마다 아침에 눈이 떠지는 시간이 있는 것 같다. 우리 아빠는 새벽 4시, 우리 엄마는 7시. 아빠는 지나치게 규칙적인 생활을 하시는데 최근에는 4시에 일어나신다. 예전에는 5-6시에 일어나서 밥먹고 출근하셨는데 작년부터 아침에 운동하는 루틴으로 바꾸시고는 일어나는 시간이 확 땡겨지셨다. 그와 반면에 엄마는 잠이 많으시다. 어린 시절 기억으로 엄마는 늘 낮잠을 주무셨다. 어린 나는 부업을 하며 항상 바빴던 엄마가 그나마 한가해지는 시간이 낮잠 자는 시간이라서 자고 있는 엄마를 깨웠다. 철 없이 놀아달라고 깨웠다. 엄마의 눈을 손가락으로 강제로 뜨게 하려고 하면서. 태어나서 현재까지 내가 자세히 관찰해 오고 있는 부모님의 기상시간은 이러하다.


나의 기상시간은 6시이다. 20살부터 30살이 넘도록 10년 동안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하는 걸 너무 힘들어 했었다. 항상 6시에 눈이 떠졌었는데 다시 잠에 들어 7시에 일어나서 출근준비를 해왔다. 한시간 자다가 일어나는 건 정말 고문이다. 7시에 일어나서 준비하면 출근시간에 칼같이 도착하기 때문에 항상 그렇게 해왔다. 항상 급박하게 출근 준비를 해왔었다. 


야근을 많이 하던 가산디지털단지에 있는 회사에 다니던 시절엔 가끔 6시에 일어나서 책을 읽는 여유시간을 갖다가 출근하기도 했다. 야근으로 인해 좀처럼 내 시간을 확보하기 힘들었다. 생존본능이었다. 그리고 최근에 다녔던 회사는 갑자기 강변으로 이사를 했고 나는 출근시간이 한시간에서 한시간반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9시까지 출근하기 위해선 6시에 일어나야 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6시에 일어나는 건 쉬웠다. 눈 떠지면 바로 일어나니까 피곤하지 않았다. 그때 나는 알았다. 나의 기상시간은 6시구나. 이걸 몰라서 회사 출근길을 그렇게 바쁘게 준비 했었구나. 생각해보니 일찍 일어나서 등교를 했던 고3 시절에도 6시에 일어났었는데 그때도 다시 잠드는 거 없이 바로 일어났었다. 





결혼해서 전업주부로 살고 있는 지금은 남편의 출근시간에 맞춰서 기상하고 있다. 남편은 4교대 근무를 하고 있어서 출근시간이 일정하지가 않다. 그래서 덕분에 나의 기상시간도 뒤죽박죽인데, 주간 근무땐 6시, 아침에 퇴근하는 야간 근무땐 7시 그리고 휴무날엔 10시에 일어난다. 물론 나는 매일 6시에 눈을 뜨지만 다시 잠에 든다. 6시에 일어나서 상쾌한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선 일찍 자야 하고 잠을 푹 자야 한다. 그러지 않고는 6시에 눈이 떠져서 활동을 한다고 해도 피곤해서 이불 속으로 들어가 잠을 잘 수 밖에 없다. 직장생활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집에 있는 나는 졸려우면 언제든지 잘수 있기 때문에 규칙적인 생활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각자 사람마다 고유의 기상시간이 있다. 이건 어떻게 정해지는지 모르겠다. 나의 경우엔 초등학교 시절엔 7시였고 나이 들고 성장해가면서 6시로 변했다. 어렸을 땐 요령피우는 걸 모르니 눈떠지면 활동하고 졸려우면 자고 했기에 피곤하지 않았다. 에너지가 넘쳤고 힘들고 고된 일을 하지 않아서 일수도 있다. 요령피우는 걸 알게 되면서 부터 게으름을 피우게 되고 나의 기상시간에 눈이 떠져도 다시 잠들어서 힘들게 일어나야 했다. 


나의 기상시간이 6시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글로 남기니 더 확실해졌다. 어젯 밤엔 12시 전에 누웠지만 바로 잠들지 못하고 1시가 다 되어서 잠이 들었다. 그리고 역시나 알람 맞춰놓은 7시보다 한시간 일찍 6시에 눈이 떠졌다. 오늘은 다시 잠들지 않고 일어났다. 기상시간에 대한 글을 써보고 싶었다. 역시나 스마트폰이 제일 간편하다. 글을 쓸때 컴퓨터에 앉아서 쓰는 것을 상상한다. 하지만 컴퓨터 앞에 앉는 것은 힘들다. 일단 앉으면 뭐라도 하지만 이상하게도 컴퓨터를 하는 것이 싫다. 그래서 계속 떠오르는 글들을 날려버린다. 아침부터 컴퓨터에 앉는 건 더 싫었다. 그래서 메모장에 글을 써보자 해서 쓰고 있는데 이만큼이나 썼다. 핸드폰으로 글 쓰는 걸 종종 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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