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J Jun 21. 2020

주말엔 숲으로 page2

서울숲편

어제는 친구 chan과 함께 서울숲 산책을 갔다.

거의 한달에 한번씩 세종에 살고 있는 친구 chan이와 만나는데,

지난 달에는 핫하디 핫한 크로플을 함께 먹었고,

덜렁대다 다 쏟은 내커피

이번 달에는 까눌레를 먹고 서울숲을 산책하기로 했다. 내가 기본적으로 사람들을 좋아하는 성향이기는 하지만 chan은 정말 좋은 에너지가 많이 느껴지는 친구여서(사실은 동생임) 함께 보내는 시간이 너무 좋다!


원래는 한강을 갈까 했다가, 초여름에는 서울숲이 좋을 것 같아서 서울숲으로 최종 결정했는데 정말정말 너무 잘한 결정이었다. 다른 계절에 온 적도 있었는데 서울숲은 초여름 저녁이 정말 딱이다. 조금만 더 더워지면, 모기도 많아지고 이 고즈넉하고 선선한 분위기가 나지 않을 것만 같다. 게다가 요즘은 저녁 노을이 그림같으니깐.


중간에 limi가 급으로 동행하게 되었는데, chan과 limi 모두 좋은 사람들이라 십년만에 만나는 거였는데도 어색함이 전혀 없었다.

limi가 예전에 여기에 왔다가 까눌레가 다 팔려서 먹지 못했다고 했는데, 먼저 도착해 있던 chan이 우리를 위해 미리 까눌레를 주문해줘서 드디어 까눌레를 맛볼 수 있었다. 포장을 열고 1분만에 다 먹었다.

chan에 따르면 겉바속쫀

까눌레로 당을 충전하고 서울숲을 크게 한번 도는데, 넘 예쁜 수국이 한가득이었다. 색색별로 핀 수국들이 정말 아름다웠고, 중간중간, 전등불빛들이 초저녁 밤을 밝히고 있어서 동화 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chan에게 몇년 전 같이 갔던 일본의 어느 공원이 떠오른다고 말했더니, chan도 무슨 느낌인지 알겠다고 해서 더 좋았다. 함께 나눌 수 있는 기억들이 많은 오랜 친구.


그리고 중간에 메타세콰이어가 가득한 길이 있었는데, 친구들 말대로 작지만 사려니숲길같았다. 그리고 서울숲 한가운데에 있는 성수고등학교를 보면서 진정한 숲세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빽빽한 도심 속에 이런 숲이라니, 너무 소중해.

오늘은 우리가 특정한 집단에 속하게 되면서 우리의 가치관에 혼란이 온다는 이야기, 나의 가치관과 집단의 가치관이 일치하지 않아 무기력감을 느끼게 되는 순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우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균형점을 잘 잡아야한다는 이야기, 특히 건강한 삶을 지속하기 위해서 체력을 길러야한다는 이야기 등등을 나누었다.

깊은 대화와 얕은 대화가 자연스럽게 오고가는 느낌이 좋았고, 단지 이야기를 주고 받는 게 아니라 서로의 상황을 깊이 헤아려주는 느낌이 들어서 고마웠다.

 

소금쟁이가 가득하던 서울숲의 호수, 귀여운 아기 유령


서울숲은 평지로만 이뤄져 있었지만, 구간별로 호수도 있고, 나무들이 가득한 공간도 있고, 까치가 많은 곳, 수국이 가득한 곳이 있어서 다채로웠다. 그래서 대화도 자연스럽게 다방면으로 흘러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친구들과 헤어지고 집에 오는 길에 우리가 이렇게 무거운 고민을 하는 만큼 우리의 마음이 더 단단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새 봄이 가고, 여름의 초입이네요.

서울숲에서 초여름의 선선함을 느껴보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사랑이 뭔가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