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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미상 Nov 18. 2020

글을 내뱉는 일의 무거움


사람의 두 눈으로 볼 수 있는 건

기껏 해야 얼마 되지 않음을

앞을 향해 열린 눈으로

옆도 뒤도 제대로 못 보면서

뭘 그리도 많이 아는 줄 아는 걸까.


만겁(萬劫) 속에서 찰나(刹那)도 채 겪지 못하면서

가없는 우주 속에서 티끌만치도 못되면서

찰나와 티끌 속에서 겪어보았으면

도대체 얼마나 겪어보았길래

뭘 그리도 많이 아는 줄 아는 걸까.


종지 위에 앉아서는

뭘 그리도 많이 아는 줄

말도, 글도, 그 어느 것도

결국 다 담아내지 못할 것을

담아 냄이 부실하니

그 무게를 알기나 할까.


미워하고 끊어내고 멀리 해도

나 역시도 다르지 않음을


무겁다,

글의 내뱉음이

갈수록.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ratush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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