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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den Apr 11. 2022

J야, 계획은 잘 지키고 있니?
(1분기를 마치며)

계획보단 실천이 필요한 걸?

나의 MBTI를 16자로 표현하자면, EEEISSNNFFTTJJJJ이다. 대충 ESFJ인데 J성향이 매우 강하다. J들이 가지는 성격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나는 정리정돈과 계획에 미쳐있다. 사실 정리를 잘하는 것에는 상당히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계획에 미쳐있는 것은 좀 더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왜냐고? 계획만 세우고 안 지키면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4월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를 맞이하여, 1분기의 나는 얼마나 계획을 잘 지켰는지 점검해보기로 했다. 사실 계획이라고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지는 않고, 다이어리를 뒤지며 무슨 계획을 했는지 정리해야 했다. 여기서부터 뭔가 이상하다. 어쨌든 디스크 조각 모음 결과, 나는 1분기에 아래와 같은 계획을 했음을 파악할 수 있었다.

영어 공부하기
손톱 뜯기 고치기
운동 열심히 하기
식단 조절하기
투자(크립토, 주식)에 대해서 공부하기
브런치 작가 등록하고 글쓰기
운전면허 따기

그리고 이것들을 얼마나 잘 지켰는지 스스로 진단해본 결과 아래와 같은 성적표를 얻었다.

영어 공부하기 : 안 함
손톱 뜯기 고치기 : 안 함
운동 열심히 하기 : 70% 달성 (코로나로 중간 휴식)
식단 조절하기 : 30% 달성
투자(크립토, 주식)에 대해서 공부하기 : 50% 달성 (겉핥기식 공부했음)
브런치 작가 등록하고 글쓰기 : 100% 달성
운전면허 따기 : 안 함

*3/31 기준 평가

이 와중에도 '열심히 사는 사람 코스프레'를 위해 가산점을 부여하는 일을 할 뻔했으나, 그러지는 않았다. 그래서 날 것의 성적표는 겨우 이 정도였다. 물론 목표가 너무 높았으니, 몇몇 항목에 대해서 일부 달성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아예 나의 계획이 잘못된 것은 아니었을까? 계획은 지키라고 있는 것인데 말이다. '흠... 비록 50%만 달성했지만, 열심히 했으니 괜찮아'하면 정말 괜찮은 것일까? 


내가 보기엔 괜찮지가 않다. 그 답은 위에서 '안 함'이라고 평가한 항목에서 찾을 수 있었다. '영어 공부하기', '손톱 뜯기 고치기' 그리고 '운전면허 따기'는 내 계획표에 들어온 지 몇 년이나 되었다. 즉 하겠다고 말하고 안 한 지 한참 됐다는 것이다. 실천을 안 하더라도, 계획에 써놓으면 조금은 안도하게 된다. 그러면 아마 또 안 할 것이고, 또 계획표에 넣을 것이다. 아무리 봐도 이건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꼭 명심할 것을 몇 가지 정리해보았다.


의식할 수 있도록, 계획은 눈에 보이게 둘 것

어차피 안 할 것이라면 계획에서 빼버릴 것

계획에서 빼지 않을 것이라면 실천할 것


다행히 지난 주말 갓생다짐을 할 쯤부터 계획을 전보다 더 잘 지키고 있다. 어제보다 나아진 것은 분명 칭찬할 일이다. 하지만 또 '전보다 나아졌도르'를 시전 하지 않도록 지속 경계해야 할 것이다.


[오늘의 글 요약]

계획을 무리하게 짜는 것이 문제일까, 그걸 실천 안 하는 것이 문제일까? ▶ 내가 문제

반성하겠다 ▶ 반성은 필요 없고 당장 실천하면 됨

추후 검토, 추후 진행 ▶ 이딴 단어는 회사 메일에만 


"아들아, 넌 계획이 다 있구나"
예 아버지, 근데 이젠 그 계획을 진짜 실천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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