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이 돼볼게-
매일 글을 쓰다 보면 꽤 많은 유혹을 마주하게 된다. 유혹이란 이성적 판단보다 감정적 욕구에 호소하기에 최대한 이성적이도록 노력하지만, 그 역시 쉽지 않다. 퇴근 후 글을 쓸 땐 며칠 못 잔 사람처럼 수면에 대한 애정이 그득해지고, 출근 전 글을 쓸 땐 연말이 다가옴에 따라 부족해진 휴가 신청을 만지작 거린다. 나에게 휴식은 곧 유혹과 같다. 쉬면 뒤처질까 봐 초조해지는, 그렇다고 쉬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 이 '쉬고 싶음'이라는 굴레는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까.
얼마 전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청년들의 '쉬었음' 응답이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쉬었음'은 특별한 이유 없이 일하지 않고 쉬는 상태를 뜻한다. 처음엔 나처럼 유혹에 견디지 못한 사람들이라 여겼다. 하지만 이들의 쉼을 들여다보면, 사회에서 설 자리를 마련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가깝다. 즉, 자의라기보다 타의에 가까운 쉼인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느끼는 쉬고 싶은 마음도 결국 끊임없는 생산성을 요구하는 사회가 만들어낸 반작용은 아닐까. 이런 생각은 역설적이게도 나를 유혹에서 벗어나게 한다. 쉼을 죄책감으로 여기지 않게 된 것은 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