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이 돼볼게-
삶의 두 갈래가 있다면, 하나는 이끄는 삶이요, 다른 하나는 따르는 삶일 것이다. 반 평생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누군가의 말을 따라야 하는, 그러니까 ‘따르는 삶’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높아진다. ‘회사의 주인은 나‘라는 정신으로 일하다 보면, 몸도 마음도 모두 잃게 되는 것이 얼음장처럼 차가운 현실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누군가는 여름날 칡뿌리처럼 끈질기게 살아남아 임원이 될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가을날 이슬처럼 아스라이 사라져 치킨집을 차릴 것이다.
존 윌리엄스의 소설 <스토너>처럼 "나는 무엇을 기대했나"라는 질문 앞에 서게 될 때, 비로소 마주하게 되는 삶의 회한이 있다. 그 순간 사람들은 큰 결단을 내린다. 은퇴나 퇴사, 이직이나 병가 같은 것들. 그제야 최초의 이끄는 삶에 당도하게 된다. 한자 솔(率)에는 ‘통솔’처럼 이끈다의 뜻도 있지만, ‘솔직’처럼 따른다는 뜻도 있다. 결국 이끄는 것과 따르는 것의 차이는 마음의 차이이지 아닐까 한다. 삶은 유한하니 나에게 솔직해지고, 삶을 통솔하자. 그래야 나중에 장사가 잘 되는 치킨집이라도 차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