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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뜻뜻 Oct 22. 2024

구멍 내기.

문장이 돼볼게-



요즈음 운동을 쉬었더니 몸에 보이지 않는 추를 단 듯 무겁다. 이 무게가 느껴지자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어제까지만 해도 세 개의 세트를 거뜬히 해내던 몸이, 오늘은 겨우 한 세트를 버거워한다. 몸처럼 생각도 며칠째 쉬었더니 마음이 무겁다. 매일 들여다보지 않으면, 마음에도 하나둘씩 추가 달린다. 어느새 그 무게에 깊이 가라앉아 자신도 알아채지 못하게 된다. 마음이 헛헛하다는 건, 결국 마음이 제자리를 떠났다는 뜻일 테다.




새들은 하늘을 날기 위해 뼈에 작은 구멍들을 가졌다고 한다. 나는 마음을 가볍게 하기 위해 마음에 구멍을 낸다. 체념과 순응, 인내와 우울이라는 침전물이 그대로 쌓이지 않고 빠져나가도록. 구멍을 내는 방법은 역설적이게도, 마음이 언제든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인정하는 것이다. 늘 가라앉을 수 있다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몸이 무거워질 때 운동을 했듯, 그렇게 마음에도 조금씩 구멍이 생기며 마음은 제자리를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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