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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주댁셈 Jul 27. 2022

글을 쓰는 일

한 달 쓰기 3일 차, 오늘도 무언가를 써야 한다. 아침마다 눈을 뜨면 마음속에,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이 있다. 글을 쓰겠다고 다짐하고 난 뒤 나의 생각, 마음, 행동들이 하나하나 재검토의 대상이 된다. '이게 글이 될까?' 


이어서 108배를 하며 떠오르는 생각들을 살펴본다. 하기로 한 것을 까맣게 잊고 약속을 지키지 못한 나에 대한 자기혐오가 살살 올라온다. 내가 나를 못마땅해하고 있구나, 나는 원래 안 이랬는데... 하며 자책한다. 그러다 이것도 글 쓰기 소재로 삼아볼까 검토하다 너무 부정적인 것 같아 생각을 접는다.


출근길에 이슬아 작가의 여름호 메일이 도착하여 글을 읽기 시작했다. 등장인물은 가족들이고, 매일 차려지는 밥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슬아 작가의 글을 읽으면 일상에서 나누는 대화가 평화롭게, 그리고 편안하게 눈앞에 펼쳐지는 것 같다. 읽는 사람으로 살아오다가 쓰는 사람이 되어보니 이슬아 작가가 얼마나 성실하고 관찰력이 좋은 사람인지 깨닫게 된다. 매일 한 편의 글을 써서 보내겠다는 약속이 어마어마하게 느껴졌다.


인스타그램에서 즐겨보는 인스타툰과 매일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을 보며 단순히 '그림 잘 그린다', '어떻게 저렇게 요약정리를 잘하지?'라고만 생각했다. 오늘 미션 완성을 위해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무슨 이야기를 써야 하나 고민하다 보니 내가 쉽게, 빠르게, 무료로 보고 있는 콘텐츠들은 크리에이터들의 고민과 기록과 관찰의 결정체라는 걸 알았다. 그리고 이야기가 나오기 위해서는 그만큼 나에 대한 탐구나 세상에 대한 탐구가 넓어져야 가능하겠구나 싶었다. 수많은 크리에이터들의 성실함과 창의성에 존경을.


나는 내일 또 무슨 글을 쓰게 될까 걱정하며 글쓰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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