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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 안에 부는 바람

by 메타보이

찻잔 안에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부는 것인가
내 마음이 흔들리는 것인가


여태 마셔온 술잔보다
아직 마신 찻잔이 적어서일까

차를 한 입에 털어 넣는다

매번 성급한 손과 입을
단속해야 한다

감각의 절제라 해야 할까
알아차림의 각성이라 해야 할까


시냇물 보다 앝은 내 머릿속 생각은

리더가 없는 물고기떼처럼 튀어 오른다


마음이 입김을 불어
흐릿해진 거울 같다


무의식에 시간을 잡아먹히지 않으려
몸서리치게 노력해도


나약한 의식과 안일한 의지가
손을 잡고
나의 일부를 떼어
쓰레기통에 집어넣는다


흔들리는 마음을
고정시킬 수만 있다면
심장에 못이라도 박으련만


도무지 어떻게 해야
중용의 마음을,
무심한 각성을,
내 안의 진짜 나를
만날 수 있을까


2025.05.08. 메타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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