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즐겁고 신이 나는 달이다. 가정의 달이라 기념일이 많지만, 딸 셋 중 둘이 생일이어서 5월 초부터 늘 북적북적 축제였다. 어린이날 하루 전이 생일이라 어린이날까지 연달아 기쁨과 선물이 이어졌던 어린 시절, 부모님은 늘 모든 기념일을 꼼꼼하게 챙겨주셨다. 비록 하루 차이였어도 생일은 생일대로, 어린이날은 어린이날대로 그날에 맞게 진심을 다해주셨다. 첫째 동생의 생일에도 내 선물은 늘 같이 주셨고, 내 생일에도 동생 선물이 같이 있었다. 8년 후, 막내 동생이 내 생일에 태어나 겹 생일이 되면서 5월 첫째 주는 일 년 중 가장 설레고 신나는 주간이다. 어제도 아침부터 카톡으로 축하가 왔다.
엄마가 보내주신 카톡. 내 톡은 성급하게도 오타가 있다ㅎㅎ
평소 카톡보다는 전화를 더 자주 하시는 아빠께도 톡이 왔는데 자상함을 넘어 뭔가 근엄해 보이시려는 결이 느껴져 나만 알 수 있는 웃음도 났다.
아빠의 카톡
긴장하고 최선을 다하란 말씀은 엄격함보다는 요즘 업무 일이 너무 많은 내가 실수하지 않기를 바라시는 맘으로 느껴진다. 늘 든든하게 응원해주시는 부모님 덕분에 잘 버텨가고 있는 것인지도.
81년 경포대호텔.
그 시절의 엄마 아빠보다 이제 내 나이가 더 많아졌다. 돌아보니 그게 참 쉽지 않았겠다. 내 생일, 막내 생일, 어린이날까지 한 번에 뚝딱 해버릴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다. 엄마와 아빠는 효율성보다 진심을 택하셨다.
(케이크는 하나였지만) 생일 초를 꽂고 노래 부르고 소원 기도하는 것도 동생 한 번, 나 한 번 꼭 두 번씩 했었다. 촛불 끄는 짧은 순간이라도 각자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주신 부모님이 떠오르는 오늘은,어린이날100주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