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고 묽게

혜이드가 씁니다

by 혜파리

밝다는 칭찬은 대개 혜킬이 듣는다. 티 없이 말끔한 위로와 단순한 긍정의 아이콘. 혜이드는 그에 비해 밝지도 맑지도 않다. 기약 없이 늘어진 시간들에 얽히고설키는, 밝지도 맑지도 않은 생각들이 감당할 수 없이 무겁게 느껴지는 날들이다. 덜어내려 글을 쓴다. 덜어지지 않고 오히려 정리만 된다. 술을 마시는 날들이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한 겹 처리되어 눅눅하게 미끄러워진 말들이 너무 쉽게 새어 나올까 봐 겁이 난다.


어떤 말들은 속에서 오래 불려야 한다. 불리고 불려 묽은 사람이 되고 싶다.

앞으로도 오래오래. 밝고 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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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듣는 칭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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