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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글향 Oct 18. 2023

쓸모 있는 존재가 되기까지

나를 위한 모든 쓸모에 감사하며

어느 작가님의 글을 읽고

세상의 모든 '쓸모'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글루틴이라는 글쓰기 그룹에서 매일 글쓰기를 함께 하고 있는  Alice /이교아 작가님의 글이었다.

 



붉게 익은 대추를 간식으로 먹다가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이라는 시를 떠올리며 

글쓰기에 대한 생각을 기록한 글이다.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낱


세상 어떤 것도 저 혼자 이루어지는 것도 없고, 시련 없이 열매를 맺는 것도 없다. 대추 한 알 속에 연결된 세상처럼 글쓰기 과정 또한 혼자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알기에 하루하루 짧게 올리는 글이지만 이 시간들이 매일 내게 주어지는 것에 감사하게 되는 저녁이다. 
- Alice, '저게 저 혼자 붉어질 리는 없다' 글 중에서

저게 저 혼자 붉어질 리는 없다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분명 스치듯 보았던 글이었는데, '세상 어떤 것도 저 혼자 이루어지는 것도 없고, 시련 없이 열매를 맺는 것도 없다'는 Alice 작가님의 문장이 오랫동안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붉게 익은 대추 한 알이 

대추로서의 쓸모를 발휘하기까지, 

또 다른 여러 쓸모가 필요했던 거였다. 


문장을 몇 번이나 곱씹어 보며 생각해 보았다. 아무렴, 저 혼자 붉어질 리가 있나. 대추 한 알 속에 연결된 나의 세상도 떠올려 본다. 달력 속의 빼곡한 일정들에 나 혼자 바쁘다고 종종거리며, 한숨을 푹푹 몰아쉬던 모습도 스쳐 간다. 나는 오히려 감사해야 했다. 


내가 세상에 쓰임이 되기까지 그동안 얼마나 많은 도움이 있었을까를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학생으로 공부를 할 수 있게, 어른이 되어 직장을 다닐 수 있게, 부모가 되어 자식을 보살필 수 있게, 이 모든 것들로부터 내가 쓰이기까지 분명 여러 도움이 있었다. 대추가 저절로 붉어졌다고 여길 만큼, 너무도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에 대한 미안함과 감사함을 이제라도 글로 담아본다. 결코 당연한 게 아니었음을 알아차린다.

나를 위한 여러 쓸모도 있었음을... 

다소 늦었지만 감사하게 생각한다.

 

어쩌면 나의 쓸모가 매 순간 갈망했던 대단한 쓸모는 아닐지라도, 나는 여전히 내가 필요한 곳에서 쓰이고 있다. 하물며 이렇게 글을 쓰면서 내 존재에 대한 쓸모를 찾고 있지 않는가.  


Alice 작가님의 말처럼, 글쓰기 과정 또한 혼자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알기에, 험난한 글쓰기 여정에서 함께 걷는 이들에게도 참 감사하다.


쓸모에 대한 글을 쓰다 보니, 

쓸모 있음과 쓸모없음을 논하기 이전에

쓸모에 들어있는 세상의 모든 감사를 발견하게 되었다.

이 글이 나를 위한 모든 쓸모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글쓰기로 우주정복을 꿈꾸는 브런치 작가들이 모여 팀라이트가 되었습니다. 팀라이트 매거진에는 매월 한 가지 주제를 선정하여 각양각색 이야기를 작가들의 다른 시선과 색깔로 담아 갑니다. 이번 달 주제는 <쓸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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