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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랑콩떡 Dec 18. 2023

[책리뷰]문유석판사의 개별사감_개인주의자 선언

판사님 제 멘토가 되어주세요

겨울에는 정말 이불 밖으로 나가기 싫다. 평소 나는 밖에 나돌아 다니는 것을 좋아해서 주말이면 여기 저기 다니곤 하는데 겨울은 절대 아니올시다다. 때문에 집 안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자연스레 찾게 된다. 의식의 흐름대로 책장으로 눈길이 간다. 나도 모르게 책을 집어 들었는데 이때 내 손에 들어온 책이 바로 문유석 판사 작의 "개인주의자 선언"이라는 책이였다. 독서하며 몇가지 인상 깊었던 곳들을 아래와 같이 다시 되새겨보았다.


첫번째로 "사기"에 대한 스스로의 알람이다. 나에게만 특별히 알려주는 고급 정보라며 속삭이는 귓속말에 일개미들은 나비가 되어 비상하는 꿈을 꾼다. 하지만 누군가가 나에게 한사코 권하는 것은 그 누군가에게 이익이 되는 일이고 나에게 이익이 되는 일은 남들이 한사코 감추고 있는게 세상의 비정한 이치라는 것이다.


두번째, 인간의 복잡다양함이다. 개별 인간의 이러한 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문학적 사유가 필요하며 결국 인간을 이해하려면 과학과 인문학의 두 날개가 모두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 주제에서 시사해 볼 수 있는 점은 문이과를 나누는 한국 교육의 문제점, 이과=공대=대기업=높은 연봉=부자 라는 연결고리의 확고함을 느슨하게 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에는 제조와 기술 바탕으로 성장한 대기업들이 대부분이기에 이러한 문제가 쉽사리 풀리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는 인간의 감성적 직관적 측면이 거대한 코끼리라면 이성적 측면은 거기 올라탄 작은 기수라고 비유한다.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코끼리가 훨씬 강력한 엔진이고 합리적인 기수는 보조적 제어장치 역할을 하도록 진화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합리적 추론은 결과적으로 옳을 가능성은 높지만 시간이 필요하다. 신속하고 패턴화된 판단 장치가 필요한데 그에 따라 인간은 익숙한 것에 끌리고 새로운 것, 타자를 경계한다고 한다. 논리 이전에 감성적으로 우리 편이라는 편안함을 주지 않으면 배척장치가 발동한다.종합해보면, 사람의 마음을 먼저 얻어야 하느다는 옛말은 감성팔이가 아닌 경험적인 과학였다.


세번째, 경영자의 능력에 대한 정의이다. 문유석 판사는 스펙이라는 것이 탁월함까지 증명하지는 못한다고 말한다. 그가 본 최고로 감동적인 재판을 하는 판사, 가장 수완 좋고 유능한 파산관재인과 임원, 최고의 분쟁해결 능력을 보인 조정위원은 모두 소위 스카이 출신이 아니였다. 경영자로서 인재를 알아보는 능력, 그 인재가 능력을 발휘하는 것을 방해하는 조직 내 관료주의적인 벽을 부수는 능력, 그리고 더 중요한 능력은 사람들로 하여금 꿈을 꾸게 하는 능력이라고 말하고 있다.국밥집조차 주인이 가게에 늘 나와 있는 지은 그렇지 않은 집의 맛과 천양지차다. 판사는 외환위기 시절 굵직한 대기업 중의 하나였던 한 전자제품 회사를 예시로 들며 해당 내용에 힘을 싣는다. 법원 출석해 심문을 받던 위용이 대단했던 대표자, 갖은 금부치들로 치장했던 모습, 임원의 입만 쳐다보는 대표이사를 보고 기업의 운명을 예감할 수 있었다고 한다. 결국 그 기업은 파산했다.


마지막으로, 행복에 대한 정의이다. 대한민국 사회는 소위 남들 눈치를 많이 보는 사회이다. 행복의 기준을 타인에 두는 부류가 상대적으로 많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항시 신경쓰고 불안하고 피곤하기도 한 사회이다. 문판사는 한국의 이런 사회 문화에 대한 해결책을 북유럽 사회의 문화적 정통에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바로 스웨던의 문화적 전통 중 중요한 "라곰 Lagom"이라는 것이다. '너무 많지도 너무 적지도 않게, 적당히"라는 뜻이다.그리고, 북유럽 전역에서 관습법처럼 통요되는 '얀테의 법'이라는 것도 말한다. 내용의 핵심은 '당신이 특별하다고 생각지 마라, 남보다 더 낫다고 남보다 더 많이 안다고 남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지 마라, 남을 비웃지 마라'다. 북유럽은 자본주의 체계를 기틀로한 부유국이다. 재벌도 있고 빈부격차도 있다. 하지만 자기과시를 부끄럽게 생각하는 성숙한 배려의 문화가 정착되어 있기에 빈부격차가 실제보다 더 적게 느껴진다고 한다. 나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비교에서 시작된다. 본인을 성장시키는 기폭제가 되기도 하지만 높은 비율로 불행을 가져온다.


끝맺으며, 나도 문유석 판사의 책을 읽으며 생각이 비슷해 신기하다는 것을 느끼기도 했지만, 동시에 스스로를 더 아끼고 사랑하며 이웃에게는 판단과 비판을 지양하는 포용적인 사람이 되어야 겠다고 다짐을 했다. 나부터 시작해 이웃으로 퍼져나간다면 언젠가는 평화롭고 행복한 이들로 넘쳐나는 나라로 변화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적인 상상을 해보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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