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찬준 Nov 19. 2019

#사장일기, 디테일이 승부를 좌우한다

작을수록 디테일하게

이번 PT는 기획의 승리예요.”


2017년 우리 회사는 헤어 및 뷰티 제품 브랜드 쇼핑몰을 처음 제작하는 프로젝트의 제안에 참여한다. 그동안 수많은 제안에 참여했었지만, 수주를 하게 되면 신규 구축과 유지 운영까지 같이 진행할 수 있는, 회사 창업 후 단독으로는 규모가 가장 큰 프로젝트여서 상당히 신중하게 제안을 준비했다.


“지금 보고 계신 사진은 제가 직접 일주일 동안 여기 있는 제품들을 사용해보고 찍은 사진입니다.”


PT 당시 실제 장표, 이렇게 넓은 이마와 부실한 헤어를 공개..


머리 숱이 적고, 모발이 가늘은 나는 사실 평소에도 다양한 헤어 제품을 사용한다. 당시 프로젝트는 신규로 직영몰을 만드는 작업이었기 때문에, 헤어 제품을 실제로 쓰는 사용자들에게 어떻게 어필하고 구매하게 할 것인가에 대한 설계가 중요하다고 판단했고, 실제 해당 제품에 대해 잘알아야만 좋은 제안이 가능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제안 기간 중 일주일 동안 대표적인 제품 3가지를 직접 사용하고, 하루 동안 모발 상태가 어떻게 되는지를 직접 확인한 후 이 내용을 PT에 담아냈다.


관찰자가 아니라, 실제 사용자가 되어야 디테일한 내용이 나온다


실제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의 입장이 되서 필요한 내용들을 뽑아내고, 벤치마킹과 제품 카테고리에 대한 분석 등을 바탕으로 전략을 만들어 전체 제안 내용을 구성했지만, 당시 PT에서의 핵심은 기존에 없던 신규 몰이기 때문에 실사용자들의 관점에서 필요한 기능과 UX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사실 디자인 시안은 타 업체가 정말 잘해왔어요. 그런데 전체적으로 디테일한 내용을 바탕으로 기획이 잘 녹아 들어간 부분이 점수를 높게 받았어요. 이번 PT는 기획의 승리예요.” 선정 후에 들은 담당자의 이 말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작은 회사가 큰 회사와의 수주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디테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고객사의 제품이나 서비스, 관련 업(業)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에서 한발짝 더 들어가서 디테일한 부분을 찾아내고 거기에서 핵심 전략을 뽑아 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관심과 실제 경험이 중요하다. 해당 고객사의 매장이 있다면, 현장을 방문해보고, 제품을 구매해서 사용해 보고, 거기에서 찾을 수 있는 작은 차이에 집중해야 한다. 

'아마 이럴거야..'가 아니라, '아, 이렇구나!'를 느껴야 한다. ‘온라인 쇼핑몰, 디지털 전략 만드는데 뭘 그렇게까지..’ 라고 생각하는 순간, 승리의 여신은 경쟁 업체에게 다가간다.


최근에 좀 큰 제안에서 수주에 실패했는데, 돌이켜보면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이런 디테일이 그 때 제안에는 담겨있지 않았다는 후회가 밀려온다. 회사의 규모를 떠나서 제안과 PT에 참여한다는 것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일이지만, 소기업일수록 일단 시작한 제안에서는 반드시 이길 수 있도록, (실패했을 때 오는 타격이 큰 회사에 비해 너무 크다.) 한 발 더 들어가는 디테일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제안과 PT는 또 다른 에피소드로 몇 번 더 이야기해 볼 생각이다. To be continued.


작가의 이전글 #사장일기,  중간에 봅시다 vs 다하고 보여드릴께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