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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찬준 Nov 27. 2019

#사장일기,  있을 때 잘하자

직원을 연인처럼

“대표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5년간 사업을 하면서, 직원들이 저 말을 할 때가 나는 가장 두렵다. 저렇게 운을 떼며 말을 걸 때는, 딱 두가지 케이스이기 때문이다. 하나는 퇴사 의사를 밝히는 경우, 다른 하나는 프로젝트 진행에 어려움이 생긴 경우..

사실 후자의 경우는, 이야기를 들어보고 대책을 세우면 되니까 어떻게든 해결이 되는 경우다. 그러나 전자의 경우는, 이미 마음의 결정을 한 상태에서 이야기 하는 경우가 대부분 이기 때문에, 내 입장에서는 별로 할 말이 없다.




얼마 전 ‘가족 같은 회사’를 주제로 일기를 쓴 바 있지만, 직원을 가족처럼 대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고, 직원들도 그런 관계를 원하지 않는다. 그럼, 직원과 사장은 어떤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걸까?

직원이 아닌 사장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사장은 직원을 ‘연인’ 대하듯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쓸데없는 오해는 하지 맙시다. 직원과 연애하라는 소리가 아닙니다.)

가족과 연인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 가족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쉽게 끊을 수 없는 관계라면, 연인은 지금 당장은 불꽃 같은 사랑을 하더라도, 그 불꽃이 사그라들면 언제라도 떠날 수 있는 관계이다. 그래서 노래도 있지 않은가.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만 찍으면 도로 남이 되는 장난 같은 인생사..”(아, 이 노래.. 모르는 분이 더 많을 수도..)


김명애님의 '도로남' 들어보자, 명곡이다

(노래는 여기에서.. https://www.youtube.com/watch?v=iZCmmJMygXg )


누군가와 연애를 하게 되면, 처음엔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관찰하고, 이야기하면서 서로를 파악하고, 연애가 한참 진행 중일 때는 서로의 취향과 생각, 행동을 존중하고 그에 맞추려 노력한다. 물론 연애 중에 싸우기도 하고, 서로에게 화를 내는 시기도 찾아오지만, 좋은 관계의 연인들은 그런 과정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곤 한다.

소기업은 좋은 인재를 뽑기가 상대적으로 쉽지 않다. 따라서 소기업일수록 사장은 직원들에게 평소에 마치 연인을 대하듯 관심과 애정을 쏟아야 한다. 처음에는 어떤 사람인지 알기 위해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해볼 필요가 있고, 일을 하면서는 직원의 취향, 생각, 행동을 존중하며 업무를 진행해야 한다.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는, 그 문제로 인해 직원이 상처 받고 떠날 마음을 갖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만큼 소기업은 직원 한 명, 한 명이 정말 소중하기 때문이다.




“여러분은 사장 마인드 같은 거 필요 없습니다.”


얼마 전 직원들과 간단하게 면담을 했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사장 마인드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나는 직원들에게 사장 마인드 같은 거 갖지 말라고 했다. 아니, 가질 수 없다고 했다. (사장이 아닌데, 사장 마인드를 가지라는건 정말 어불성설이다. 사장을 시켜주든가, 그만큼 월급을 주면서..) 맡은 일 하기도 바쁜데, 무슨 얼어죽을 사장 마인드를.. 각자에게 주어진 일을 충실히 잘해주는게 사장 마인드 같은 것 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나도 사장으로서, 직원들이 일을 잘할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테니, 직원들도 다니는 동안만큼은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주고, 회사에 대한 애정은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당부한다고 생기는건 아니겠지만..)


마음 떠난 연인을 옆에 붙잡아 둘 수 없듯이, 퇴사를 생각하는 직원을 붙잡을 방법은 없다. 그건 내 마음과는 상관 없는 결정이므로.. 따라서, 있을 때 잘해야 한다. 연인이나, 직원이나..


<있을 때 잘해> 라는 MBC 드라마가 있었다. 연인이 아닌 가족 이야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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