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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마일펄 Apr 23. 2024

연애 못하는 남자의 특징

연애를 매번 실패하는 이유

제목은 자극적이지만 왜 자신의 연애가 실패하는지 돌아보고, 어떻게 하면 연애를 잘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글이다. 내가 여성이기에 여성의 입장에서 데이트 요청을 거절할 수밖에 없었던 난감한 사례를 종합해보려고 하지만, 각자 성별에 따라서 남성을 여성 또는 그 외의 성, 아니면 ‘사람’으로 바꿔서 자신의 상황에 맞게 이해해도 좋을 것 같다. 따라서 이 글은 <연애 못하는 여자의 특징>, <연애 못하는 사람의 특징>도 될 수 있다. 어차피 연애란 자신이 지금까지 터득한 인간관계 노하우를 십분 발휘해서 타인의 호감을 얻어 마음을 설득하고 움직이는 인간관계의 총체이자 종합예술이니까.




연애를 못하는 사람은 결국 사랑이 무엇인지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다. 여기에서 연애를 못하는 사람이란 연애를 하고 싶은 욕망 또는 의지는 있는데, 대체로 실패하거나 거절당하는 사람으로 정의한다.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일까? (3)>에서 정리한 것처럼 한마디로 이들은(짝사랑에 일가견이 있는 인간관계에 미숙하던 시절의 나 자신을 포함해서) 연애를 하고자 하는 대상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존중하는 데’ 매우 미숙하다. 자기감정만 앞세우고 성급하고 일방적이라 상대방의 욕구(결핍)를 정확히 읽어내거나, 상대방의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숨겨진 감정을 알아채는 것은 기대할 수 없다. 연애란 궁극적으로는 사람 사이의 소통이고 상호작용인데 자신이 만든 권위적인 틀(일종의 계획) 안에서 상대를 통제하고 소유하려고 한다. 상대방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는 무례함을 용기와 적극성이라고 믿는 잘못된 신념을 갖고 있다.




예를 들면, 여성 입장에서 호감을 보인 남성을 거절하는 패턴은 (나의 경우에는) 대부분 비슷했다.


 1. 대화를 나눈 적은 없고 안면만 있거나, 특별한 감정 없이 일종의 사회적 매너로 (평소에 업무 관계인 사람을 대하듯) 친절하게 대했거나, 안면조차 없는 길거리에서 마주친 완전히 낯선 타인이 ‘난데없이’ 호감을 내비친다.


2.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물으며, (묵묵부답으로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도) 자신이 좋은 식당을 알고 있으니 맛있는 것을 사주겠다고, 밥 한번 먹자고 요구한다. 계속 말없이 난감함을 내비치면 이번에는 나를 즐겁고 재밌게 해 줄 수 있다며 난데없는 ‘자신감’을 드러낸다.

 : 가벼운 데이트 신청조차 상대방의 표정이나 눈치를 전혀 살피지 못하고 배려 없이 불편한 상황을 연출하는데, 대체 무슨 재주로 즐겁고 재밌게 해 줄 수 있다는 건지 속으로는 황당하다는 생각을 한다. 무엇보다 즐거움과 재미를 느끼는 주체는 나이므로 만일 데이트를 한다고 해도 ‘오늘 어땠는지, 즐거웠는지’ 물어보거나, '재밌을 거예요'라는 불확실성을 표현할 수는 있어도 어떻게 '타인을 재밌게 해줄 수 있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나라는 타인의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생각을 어떻게 함부로 입 밖으로 내뱉는지 어이없고, 통제와 지배 욕구가 강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 경계를 하게 된다.


3. 표정이 굳은 채로 같이 식사할 생각이 없다는 의사를 거듭 표시하고, 남자친구 심지어 남편이 있다고 말을 해도 연락처를 알려주면 안 되냐며, 자신이 아는 식당이 정말 맛있다며 같은 소리를 반복한다.


4. 이즈음 되면 ‘내가 지금 뭐 하고 있지?’ 싶어서 화가 나고 피로감이 몰려오는데, 다시 한번 ‘감사하지만 또 죄송하게도 나는 당신에게 관심이 없다. 내 의사를 존중하길 바란다. 이제 그만 이 자리를 떠나도 되겠냐. 혹은 연락하지 않길 바란다.’라며 일관적으로 반복해서 거절 의사를 밝힌다.




각 단계에서의 구체적인 상황과 감정을 정리해 보면,


일단은 누군가가 나에게 호감을 내비치면 기분이 좋고 감사한 마음이 든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은 자유이고, 설레고 기분 좋은 일이니까. 누군가에게는 내가 그만큼 매력적인 사람으로 비친다는 의미이기도 하니까.


그런데 한편으로는 당황스럽기도 하다. 평소에 업무라든지, 개인적인 교류라도 있었던 사람이라면 난감할 수는 있어도 덜 당황스럽겠지만, 그저 지나가다 목례 정도 하며 얼굴과 직업 정도만 아는 사람이 출근길에 버스 정류장에 [갑자기] 개인차를 끌고 나타나 ‘자신도 내 회사 방향으로 가는 길이니 태워주겠다’며 [원치 않는 과도한 친절]을 베풀거나, 업무 관계로서 업무에 관한 이야기 중간중간 사회생활에서 통용되는 정도의 가벼운 일상이나 개인적인 생각 정도를 주고받는 사이인데, [갑자기] 자신에 대한 나의 생각이나 감정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이 나를 향한 특별한 이성적인 감정을 [일방적으로] [너무] [솔직하게] 조목조목 밝힌다든가, 심지어 (정말로 기혼 상태여서) 결혼을 했고 남편이 있으며 나는 현재의 결혼생활에 만족한다고까지 말했는데도 ‘하지만 애는 없잖아요?’라고 되묻는 황당한 경우도 있었다. 결혼을 해도 아이가 없으면 애인이 있어도 된다는 비상식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이상한 사람인가 싶어서 빨리 그 상황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어떤 경우는 불가피하게 연락처를 알려준 뒤에도 거듭 거절 의사를 밝히다가 급기야 문자에 답을 하지 않자 경계선 인격장애가 의심될 만큼 또 [갑자기] 태도가 돌변해 ‘네가 뭐가 그리 잘났냐. 내가 뭐 네가 좋아서 호감을 보인 줄 아냐. 네가 뭔데 나를 무시하냐’ 등의 내용과 욕지거리를 담은 장문의 문자를 받은 적도 있는데, 만일 판단력이 흐려져 한번이라도 개인적으로 만났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지금 생각해도 소름 끼친다. 



경계선 인격장애(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 BPD)


비정신증적 상태와 정신증적 상태의 경계에 있는 인격 장애. 정서·행동·대인관계가 매우 불안정하고 변동이 심하며, 감정의 기복이 심한 증상을 보인다. 

경계선(borderline)이라는 말처럼 극히 변덕스럽고 극단적이다. 타인에 대한 평가가 극과 극을 오가며 감정의 기복이 심하다. 친구나 연인을 사귈 때 급격히 가까워지며 극단적인 친밀감을 갖다가 어떤 시기에는 상대에게 극단적으로 냉담해지는 식이다. 이처럼 대인관계에 지나친 기대를 가지고 가깝게 접근했다가 곧 실망해서 원망하며 멀리하는 양극단의 양상이 반복되는 증세가 나타난다. 

작은 거절이나 비판에도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며 거절 민감성(rejection sensitivity)이 높고, 타인에 대한 정서적 공감이 부족할 뿐 아니라, 극단적인 이상화와 평가절하(idealization and devaluation)를 보인다.

행동은 폭발적이고 예측할 수 없으며 기분의 변화가 심하여 정상적인 기분이었다가 바로 우울해하고 분노하는 등의 상태가 반복적으로 지속되고 자제력이 결여되어 있다. 세상을 극단적인 선과 악으로 이분법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종교에 쉽게 빠져드는 경향이 있다.

겉으로 보면 아무 이상이 없어 보일 수 있지만, 환자들은 공허감, 유기공포(fear of abandonment), 해리(dissociation)로   고통받고, 종종 자해 위험을 보이기도 한다.


*다음 글에서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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