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정치를 이야기하기로 했다.
“나는 정치에 관심 없어”
“나는 진보도, 보수도, 좌파도, 우파도 아니고 중립이야”
“대통령이 사과했고, 당에게 위임하고, 당에서는 정국을 안정시킨다고 했잖아.
국민 그만 분열시키고 야당도 좀 그만했으면 좋겠어.
다 똑같은 놈들 아니야. 제 잇속 챙기려고 하겠지.”
이러한 주변의 숱한 말들을 ‘그럴 수도 있다’라고 생각했다.
정치와 종교 이야기는 답도 없고 자칫 서로 날만 세우고 감정만 상하기 쉬운 주제니까.
그렇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언 사태 이후로 매일 같이 쏟아지는 충격적인 사건들을 마주하며,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아! 정치 이야기를 해야겠다. 듣기 싫고 말하기 싫다는 사람에게 강요할 순 없지만, 최소한 관심 있는 사람과는 내 생각, 내 관점을, 그의 생각, 그의 관점을 서로 나눠야겠다.
정치라는 소재도 피하지 말고 최근 겪은 일, 인간관계 고민 등등처럼 일상적인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야겠다’
이미 죄를 지은 처벌 대상도, 우리나라를 한순간에 혼란에 빠뜨리고 전 세계에 충격을 준 이 사건에서의 상벌도 명확하지만,
당연히 모두가 찬성하리라 확신한 탄핵소추안이 정족수 미달로 개표조차 되지 않은 이 지경까지 온 것은
우리 모두(나 같은 일반 국민)가 평소에 정치 논쟁을 피하고 쉬쉬했기 때문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사이 우리 사회 곳곳에는 너무 많은 평범한 괴물들(옳고, 그름과 우선순위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는)이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었구나 싶은 거다.
대한민국은 여전히 민주냐 독재냐의 기로에 서 있는데,
권력 사유화와 독재를 목적으로 얼토당토않은 계엄령을 발동한 대통령이
어제 탄핵소추안 투표가 성립조차 되지 못해
여전히 그 자리에 있는 오늘을
나는 대한민국의 공식적인 독재 1일차라고 생각한다.
어제 이 중요한 투표에 참석하지 않은 대다수의 여당 국회의원들,
탄핵보다 국정 안정과 민심 수습이 우선이라며
‘조기 퇴진’, ‘대통령 2선 후퇴’, ‘책임총리제’ 등을 운운하며
윤석열에게서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이 독재적으로 권력을 승계받으려는 한동훈,
그리고 한덕수
지금까지도 그랬고, 오늘도 그러고 있는 이들과 한통속인 검찰
이들이 공식적인 독재 1일 차를 몸소 입증하고 있다.
대통령의 비정상적인 행동으로
이미 대한민국은 대혼란과 마비 상태이다.
있으나 마나 한 대통령을 둬서 뭐하려고.
있으나 마나 하면 다행이지.
시한폭탄이라고는 몸소 증명했고,
데리고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국방도, 외교도, 경제도 다 마이너스라고.
여당은 대통령이 탄핵 되면 더 큰 혼란이 온다고 주장하는데
지금 이보다 더 큰 혼란이 어딨다고.
이미 디스토피아이고 망국의 길을 가고 있는데.
지금이 밑바닥이고(이게 밑바닥이길 바라고),
일 년이고 이 년이고 당분간은 긴 혼란이 당연하며,
대통령 탄핵 안 한다고 수습할 수 있는 혼란이 아니라고.
정말로 탄핵 없이 여당이 주도적으로 이 상황을 수습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이는 오판과 착각을 넘은 오만이다.
(국민 기만이라는 사실은 너무 많이 말해서 생략하려고 한다.)
차기 대통령으로 내정도 되지 않은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면 더 큰 혼란과 독재가 온다고 주장하는데
그 명확한 근거나 좀 알려줬으면 좋겠다.
현재로서는 이재명이 대통령이 될 확률이 높지만,
지금 이 난리를 겪고서 과연 국민들이(=나) 이렇게 불호와 적이 많고
사법 리스크까지 안고 있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고 싶어 할까.
나는 간절하게 인심이 넉넉하고 포용하고 통합할 수 있는 그런 지도자를 바라고,
아마도 이번 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도 국민들이
경선 과정부터 토론을 주시하고 인물 검증을 더 하고 싶어할 거라고 생각한다.
혹은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하지 않는, 의도적인 기권 행위로 낮은 지지율로 경고를 하든가.
2024년 12월 대한민국에서 이런 말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은
독재 세력을 몰아내고
민주주의를 되찾는 것이다.
가짜 자유, 가짜 민주주의가 아니라
진짜 자유, 진짜 민주주의,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우리가 당연히 누려야 할 그 권리를
되찾아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