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서 요가 배우기
처음 요가를 시작했던 건 2019년 네피도에서 생활했을 때였다. 아무것도 없는 작은 시골 동네에서 운동을 배울 곳도 없었고, 산책이나 러닝을 하자니 덩치 큰 길 개들이 무서워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러다 유튜브 채널에서 요가 영상을 보게 되었고, 하루 20분씩 따라 하곤 했었다.
다시 미얀마에 복귀했을 때 회사 근처 피트니스 센터에서 진행하는 그룹 클래스를 참가했었다. 미얀마에서 유명한 선생님이 가르치는 강의여서 내심 기대했었지만, 그룹 클래스다 보니 내가 자세를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알 수 없었고, 끝나고 나면 개운하긴 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몸이 불편하기도 했었다. 또한 미얀마어로만 진행되다 보니 따라가는 것이 벅차기도 했었다.
미얀마에서는 골프를 배워야 한다는 주변의 강력한 추천에 잠시 골프를 배우기도 했었지만, 가만히 있는 공을 제대로 치지 못하는 내 자신에 좌절하였고, 뙤약볕에 다섯 시간이나 걷는 게 성격 급한 내 성향과는 맞지 않아 그만두었다. (그렇게 골프채는 집 창고에 발효되고 있는 중이다...) 한동안 간단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요가를 다시 배워보고 싶어 개인 요가 수업 하는 곳을 집요하게 찾던 중 지금의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다. 미얀마 만달레이 북쪽에 위치한 모곡 출신의 여성으로, 고향에서 요가를 가르쳤으나 내전으로 인해 지역이 위험해지면서 양곤으로 이주했다고 한다. 요가 스튜디오를 연지 얼마 되지 않아 수강생을 모집하던 중 내가 첫 교육생이라고 한다. 선생님은 외국인인 내가 어떻게 자기 스튜디오를 알고 찾아왔는지 굉장히 신기해했다.
현지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동네에 위치한 아파트 거실에서 배우는데, 전기가 자주 끊겨 에어컨이 나오지 않을 때도 있지만 조용한 동네 분위기가 요가하기 딱 좋은 곳이다. 한 세션에 10번 수업으로, 한 수업당 한 시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세션에서는 요가의 기본 시퀀스를 배웠고, 두 번째 세션에서는 '바디 오프닝'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무시무시한 유연성 강화 수업을 했다. 워낙 뻣뻣한 몸이라 앉아서 앞으로 숙이는 동작도 힘겨워했었는데, 지금은 아주 잠시지만 어느 정도 몸을 접을 수 있게 되었다.
중간에 위기도 여러 번 있었다. 간단해 보이는 동작인데도 내 몸이 따라주지 않을 때, 왜 내 몸은 이것밖에 되지 않는지 화가 날 때도 있었다. 요가는 단순 스트레칭 처럼 보여서 유연성만 좋으면 될 줄 알았지만, 근력도 받쳐줘야 동작을 유지할 수 있었다. 내가 동작을 제대로 하지 못해 실망할 때마다 선생님이 진지하게 서두르지 말라고 하셨다. 요가는 경쟁이 아니라고, 너의 몸이 이야기하는 것을 잘 들으라고.
선생님의 지도에 맞춰서 호흡과 동작을 하다 보면 어느새 땀이 후두둑 떨어진다. 격한 동작을 하는 것도, 무거운 기구를 이용하는 것도 아닌데 웨이트를 할 때보다 땀이 더 많이 난다. 호흡에 신경 쓰면서 동작을 하다 보면 오롯이 내 몸에 집중하게 된다. 잠시라도 딴생각을 하면 금방 호흡과 자세가 틀어지고 중심을 잃고 만다. 그전에는 되지 않았던 자세가 아주 조금이라도 되면 너무 기뻐 나도 모르게 환호를 하게 되고, 선생님도 같이 기뻐해 주신다. 대단할 것 없는 작은 성취이지만,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모든 동작이 마무리되고, 사바아사나를 할 때 긴장했던 근육이 이완되면서 내 몸이 순환되는 것을 느낀다. 동시에 오늘 하루를 충실하게 시작했다는 만족감이 차오르고 합이 잘 맞는 선생님과 인연이 맺어진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아무리 급한 일이 있어도, 늦잠을 자고 싶어도 주말 오전 요가 수업만큼은 꼭 가고 있다.
그만큼 요가는 이제, 내 삶에 없어서는 안 될 쉼표가 되고 있다.
나마스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