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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망 Oct 03. 2022

즐기며 배우기

<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

<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는 배움을 즐기는 저자가 악기, 언어 등 다양한 것을 배우는 과정과 그 과정에서 생긴 일들을 편하게 들려준다. 저자는 흥미로운 것이 생기면 일단 배우고 본다. 원데이 수업이나 짧은 기간에 경험할 수 있는 모임을 찾아가 가볍게 시작하고, 계속할 수 있겠다 싶으면 다음 과정을 이어가는 식이다.


책 전반에 걸쳐 저자가 배우고 배우기를 권하는 것은 외국어다. 일본어, 중국어, 베트남어, 독일어 등등 그 영역이 넓고 다양하다. 게다가 배우고 싶은 언어가 생기면 방송대에 3학년으로 편입하여 공부를 했다고 한다. 언어를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 대단하다. 하지만 재밌는 건, 그렇게 배운 언어를 원서 읽기에 활용하는 것에 만족한다는 점이다. 내가 어떤 언어를 배운다면 읽고 쓰고 말하고 싶어서 한껏 욕심을 부릴 텐데 저자는 자신이 원하는 것 - 원서를 읽고 즐기는 것 -을 명확히 알고 크게 욕심내지 않는다. 그래서 그 과정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것 같다.  


또 한 가지 인상적인 부분은 친구들을 모아 함께 배우기를 즐긴다는 점이다. 내가 영어를 배우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과연 함께 공부할 수 있는 친구가 얼마나 될까. 뭐든 함께 공부할 친구가 있다는 점이 놀랍고 부러웠다.


자기 자신을 잘 아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라고 프랑스 철학자 몽테뉴는 말했다. 하지만 내가 욕망하는 바를 안다고 해서, 그 일을 이루기 위해 서두르거나 무리해서 달리고 싶지는 않다. 당신이 해낼 수 있는 일이라면 분명 언젠가는 이룰 수 있을 테니까. 순간의 작은 성취에서 얻을 수 있는 만족감이라도 온전히 누려볼 것. 나는 그렇게 작은 일에도 큰일에도 행복을 느끼며 살고 싶다. <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 p.192


자신이 원하는 것에 대해 명확히 알고 배움을 즐기며 삶을 적극적으로 대하는 저자. 그러면서도 서두르거나 무리해서 달리지 않고 여유로운 모습이 멋져 보였다. 내가 무얼 원하는지 알아야 배움의 완급조절이 가능하다는 것도 깨달았다.


다만, 제목과 내용의 괴리가 아쉬웠다. 카페에서 책을 읽거나 글 쓰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카페에서 공부'하는 저자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카페가 등장하는 부분은 다섯 페이지에 달하는 에세이 한 편이 전부다. 책 전반에 걸쳐 펼쳐지는 이야기는 외국어 공부와 그로 인해 만난 새로운 일들이다.


나도 배움을 좋아하기 때문에 대체로 흥미롭게 읽었지만, 외국어 공부 과정 중 드라마나 영화에 대한 정보 위주의 내용은 관심 없는 분야라 대충 읽고 넘기게 되었다. 독자에게 흥미 없는 주제일지라도 감정이 건드려지면 좋은데, 단순 정보만 전달해 주는 듯한 부분은 아쉬웠다.


에세이의 제목을 짓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대표하면서도 독자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켜 책을 집어 들게 만드는 제목. <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라는 제목은 독자의 흥미를 끌기에 좋지만, 제목과 내용이 달라 아쉬움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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