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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아uneedluv Mar 31. 2023

말 짓는 마음

단상 모음집


어느 이별



행복의 모양을 정해놓지 않는다.행복은 이런거겠지, 저런거겠지 하며 행복의 모양새를 다듬는 일 모두 버렸다.대신 하루에 스며든 이름 모를 모양의 행복을 배워가고 있다. 그렇게 나는 불행과 이별을 했다.




햇살


블라인드에 스며든 햇살을 보고 있노라면

티  없이 맑은 것들이 재잘거린다.


왠지 잘 풀릴 것 같고

왠지 잘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은

이유 모를 안도감에

시선은 햇살에 머문다.


햇살 참 예쁘다.





말 짓다


탁월해지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할까?

고민하다 

말을 바꾸기로 했다.


이왕이면 사근거리는 단어로

이왕이면 친절한 마음으로.


모두가 실력을 갈고 닦을때

말을 짓는 마음을 갈고 닦았다.


아!

 탁월한 선택이었다.





콩깍지


어라?

나의 작고 귀여운 여름이가

하루새 불어났다.


어제까지는 조그맣던 강아지가

오늘은 바위처럼 커보인다.


콩깍지가 벗겨지는 순간인가보다.




출근


"수요일이 되면 기분이 좋아져."

새벽녘 집을 나서는 

엄마의 말을 

이제는 알 것도 같다.





개 사회


강아지들끼리는 

통하는게 있나보다.


저 멀리 들려오는 

이웃집 강아지 멍멍 소리에

겨울이는 멍뭉으로 대답한다.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었을까?

 의리가 참 좋다.




짧은 힘


'이렇게라면 백개도 쓸 수 있겠는걸?'


짧은 글은

읽기도 쉽고

쓸때도 신나는

신비한 힘을 지녔다.


긴 글은

집중해야 읽히고

고심해야 써지는

어려운 힘을 지녔다.


나는 짧은 힘이 좋다.





발의 무게


아빠 발은 성한 날이 없다.


발등 위로

직장의 무게가 

가장의 무게가

잔뜩 쏠렸다.


갑갑한 신을 신고

축축한 두 발로 서 있듯

답답한 심정으로

묵직한 가장이 되었다.


아빠의 두 발에는

언제쯤 자유가 찾아올까?





요상한 나


포기하는 방법을 배울때마다

마음이 자유해지고

행복해진다.


이거,

정상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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