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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 May 05. 2020

외국인이 일본 취업에 도전한다는 것은

취미로 시작한 일본어가 밥을 먹여 줬습니다. 

일본에서 취업하고 싶어 혼자서 두 시즌 동안 고군분투했더니, 6개 회사로부터 합격 통지서가 날아왔습니다.

그 속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과의 에피소드를 담았습니다. 




일본 취업에 도전하는 세 가지 방법

외국인으로서 일본 취업에 도전하는 방법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1) 한국 국내에서 열리는 일본 채용 박람회 참여 (한국인 대상)

2) 일본 현지에서 열리는 채용 박람회 참여 (외국인 및 유학 경험이 있는 일본인 대상)

3) 일본 현지 공개 채용 지원 (대상 제한 없음)


이 중 국내 채용 박람회에 참여하는 방법이 가장 접근하기 쉽다. 한국인 채용을 목적으로 참가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면접 결과가 빨리 나오고, 외국인 채용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 하지만 참여 기업의 종류가 적어 다양한 회사에 지원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일본 현지 공채 지원의 경우 원하는 업계, 회사에 자유롭게 지원할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인 취업 준비생들과 일본어로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다소 불리하고, 현지 체류에 비용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나는 이 세 가지 방법을 모두 활용하기로 했다. 1월부터 5월까지는 한국에서 취업 준비를 한다. 5월 말에 한국에서 채용 박람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박람회 준비를 하며 동시에 원하는 회사의 현지 채용 서류 전형에 지원한다. 


6월부터는 도쿄로 건너간다. 6월 1일부터는 일제히 현지 공개 채용의 면접 전형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6월 말에 열리는 일본 현지 채용 박람회까지 참여한 후 7월에 귀국하기로 일정을 세웠다.



함께 가면 더 멀리 갈 수 있다

현지에 있는 일본인 취업 준비생들과 동일한 채용 공고에 지원하려고 하니 걱정이 앞선다. 교환 학생 때 만났던 일본 친구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우린 친구잖아! 필요하면 언제든지 얘기해.” 회사 정보를 수집하는 사이트를 알려주고, 자기소개서의 어색한 표현을 고쳐주기도 했다. 


친구들이 알려준 대로 신입 사원을 채용하는 모든 기업을 한 곳에 모은 취업 포털 사이트에 가입했다. 그곳에서는 '업계 별 규모가 큰 기업 랭킹', '작년 신입사원 채용 경쟁률 랭킹', '현직자 평점이 좋은 기업 랭킹' 등 다양한 기준으로 회사들을 정리해 주고 있었다. 이 사이트와 함께 일본 내 주요 산업 별 유망 기업을 분석한 '업계 지도'라는 책을 가지고 지원할 회사를 추려냈다. 각 기업 채용 사이트에 가입해서 온라인으로 서류를 제출하는 방식이라 한국에 있어도 지원할 수 있었다. 


더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일본 취업 대비 스터디 모임에도 가입했다. 매주 월요일마다 모여 업계 분석을 하고, 끝나면 일정이 맞는 사람들끼리 따로 모여 상호 피드백을 했다. 그렇게 1월부터 5월까지 박람회와 현지 채용에 서류 지원을 하고, 면접 준비에 몰두했다. 혼자가 아니었기에 지치지 않았다. 



두 번째 취업 박람회에 참여하다

최대한 많은 회사를 만나보아야 지난번과 같은 후회를 하지 않을 것이다. 4월 말, 취업 박람회에 참여하는 기업 리스트가 공개되었다. 이번에는 업계를 한정하지 않고 회사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관심이 가는 회사에 모두 서류를 접수했다. 40여 개 회사에 서류 접수를 했더니 합격 연락을 받은 곳은 딱 절반이었다. 


합격 회사를 분석한 시트


그중에서도 지망도가 높은 회사를 추려 이틀 동안 총 10개 회사의 면접을 보게 되었다. 두 번째로 박람회장을 찾으니 이전과 달리 긴장되지 않았다. 5개월 동안의 준비에서 나온 여유였으리라. “30분 동안 후회 없이 나를 보여주자.” 


10번째 회사의 면접을 마치고 박람회장을 빠져나왔다. 하늘이 붉은빛으로 물들어가기 시작했다. 20살, 재수 생활을 할 때가 떠올랐다. 계획한 공부를 다 마친 날이면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참 가벼웠다. 그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때와 똑같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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